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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담화 앓이

상처가 머문 자리


내 이름이 다른 사람들의 입에서 오르내릴 때, 마치 나를 향해 몰려오는 거센 파도를 지켜보는 듯하다.


그렇게 시작된 말들이 차곡차곡 쌓여 결국 상처가 된다. 어지간한 재생 연고로도 쉽게 아물지 않는, 마음 한켠에 깊숙이 박힌 만성적인 멍과도 같다.


나를 잘 아는 사람이든 모르는 사람이든 그들의 입에서 내 이야기가 돌고 있다는 것을 감지했을 때,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괘씸함, 서운함, 그리고 배신감까지... 모르면 모르겠지만 그 사실을 알게 된 이상, 아무렇지 않은 듯 연기하며 지낸다는 건 나 자신을 괴롭히는 일이기도 하다.


이때는 선택을 해야 한다. 직접 맞서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 인지, 아니면 서서히 등을 돌려 관계를 정리할 것인지 말이다.


어떤 선택을 하든 아쉬움은 남기 마련이다. 인간이란 감정이란 게 존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결정은 결국 나 자신을 위한 길일 것이다.


때로는 피하지 않고 직접 맞서는 용기, 때로는 직접 부딪히지 않고 자연스럽게 돌아서는 슬기, 그 두길 모두 일리와 의미가 있다.


또한 결과에 대해 후회하지 않는 태도가 중요하다. 끝까지 자신을 다독이며 단단한 내면의 힘을 길러 나가는 것이 현명한 길일 것이다.


나를 그냥 나라는 사람으로 온전히 바라봐주는 인연을 만나길 바라는 마음이다.


나와 많이 다른 네가 잘못된 것이고, 다 네 탓이다라고 하지 않는... 그저 서로 다름일 뿐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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