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할 때 계량하지 않고 감으로 한다. 그래야 요리하는 내내 프레임에 갇히지 않고, 나만의 스타일로 만들 수 있다. 때로는 맛이 만족스럽지 않을 때도 있지만, 부족한 부분을 조금씩 보완하며 흥미를 이어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맛도 좋아진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음식 섭취에 대한 생각도 마찬가지다. 이 음식이 몸에 좋다, 몸에 안 좋다와 같은 정해진 기준을 떠나, 내가 당기는 음식은 내 몸이 필요해서 그렇게 느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 입에 들어갈 때 즐거웠다면, 몸에 부담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저절로 생긴다.
유난히 피곤한 날, 나는 커피를 많이 마셨던 기억이 난다. 마신 뒤 2~3시간 동안 몸이 한결 가벼워지는 느낌을 받았다. 카페인이 내 몸 피로도에 맞게 잠시 힘을 준 덕분인지, 그 순간만큼은 피로감이 한결 줄어드는 것 같았다.
한편으로는 너무 많이 마신 것 같아 건강에 안 좋으면 어떡하지 하고 염려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맛있게 먹으면 0칼로리가 되듯이, 기분 좋게 마시고 피로가 풀리는 효과까지 경험했으니, 이 상황에서도 체내에 해를 끼치는 요인은 없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모든 것은 생각하기 나름이다. 같은 상황에서 같은 것을 보더라도, 어떤 사람은 그것을 유연한 동그라미라 하고, 또 다른 사람은 뾰족한 화살표라 하면, 결과가 확연히 달라짐을 경험하게 된다.
다만 중간 점검은 필요할 것이다. 나만의 자유의지가 중심을 잘 잡고, 단단한 나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지 살펴야 한다. 자칫 세상의 흐름에서 너무 벗어나진 않았는지, 벗어났더라도 주변을 의식하지 않고 눈치 보지 않으며 그것이 내 스타일이라는 대담함으로 나아갈 수 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