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앞으로의 계획
삶의 연속성을 매일 느낀다.
허공에 메아리치는 버킷리스트 한 개를 이뤄냈을 때, 그 잔잔한 감동의 여운은 꽤나 오래가는 듯했으나 이내 '그럼 다음은 뭐지?'라는 질문이 이어졌다. 올림픽 금메달 선수들의 마음이 십분 이해된달까. 매일매일 꿈꿔왔던 하나의 목표가 이루어지니 한 마디로 붕 뜨는 기분이었다.
그래서 다시 시간을 잡고 생각을 해봤다. 나의 다음 스텝은 뭘까.
아직 구체적으로 명확한 것은 없지만 생각나는 것들을 몇 가지 적어 내려가보자면,
내 집 마련이라고 했지만 온전한 내 집은 아니다. 집 대출을 내는 금액이 일정 부분 텍스(Tax) 상환이 가능하다고는 들었으나, 대략적으로 계산해 보니 확실히 은행이 몇 배의 이득을 얻는 이자율이었다. 그래서 일단 그동안의 생활비를 아낀 저력으로 앞으로 1년 안에 대출금을 갚고, 오직 HOA와 재산세 내는 것만으로 집에 들어가는 지출을 줄이고 싶다.
미국에서 살면서 느낀 건 월세가 너무 비싸다는 것. 요즘에야 한국에도 월세 100만 원, 200만 원짜리 아파트가 있다고는 하지만 미국은 렌트비로 들어가는 비용이 어마무시하다. 그 말을 바꿔 표현하면, 내가 집주인이 되면 또 그만큼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 앞으로도 여러 곳에 부동산 임장을 다니며 월세를 받는 집주인이 되기를 꿈꿔본다.
앞서 말한 것처럼 폭식증을 겪으며 올바른 식습관과 스스로를 돌보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됐다. 그래서 앞으로는 새롭게 시작한 이곳에서 더욱 매일 일정한 루틴을 가지며 몸 건강과 마음 건강을 신경 쓰고 스스로를 조금 더 아껴주고 싶다.
덕분에 새로운 목표도 생겼다. 나의 두 번째 집은 지금보다 더 나의 취향으로 가득 찬 집에서 지내보자라는. 첫 번째 집 매수에는 창문이 넓고 햇볕이 잘 드는 곳에 집중했다면 두 번째 집은 가구나 가전제품들을 내 취향에 맞춰 인테리어를 꾸밀 수 있는 곳이었으면 좋겠다. 현재 집에서 내 취향에 맞춰하려면 장판부터 다 뜯어고쳐야 되는데 그러면 다시 예산이 한참 초과된다. 두 번째 집에서 이런 목표를 이루려면 돈도 다시 열심히 모으고, 미적 취향을 제대로 길러야겠구나. 할 것들이 다시 많아졌다.
두 번째 집이 언제가 될지, 월세 받는 집주인이 과연 될지, 그리고 중간에 어떤 일들이 생길지는 인생은 여러 변수가 존재하기에 정확히 알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공공연하게 적는 것은, 비록 지금은 현실성 없는 목록처럼 느껴지는 것들도 계속 적다 보면 내가 그 방향으로 나아가게 된다는 믿음과 기대 덕분이다.
이번에 처음으로 내 집을 마련하며 얻은 귀한 깨달음이 바로 이것 같다. 내가 생각하는 대로, 적어 내려 가는 대로 내가 그쪽 방향으로 한 걸음씩 내딛고 있다는 것. 비록 그 길이 얼마나 멀고 험할지는 모르지만 일단 나아가는 중이라는 것. '끌어당김의 법칙', '시각화' 등 각종 자기 계발 유투버에 등장하는 내용들이 실제 내 삶에 적용이 되었기에. 그래서 한 번 더 꿈꿔본다. 결과 자체보다 그 결과를 이뤄내 가는 과정 속에서 내가 더욱 성장함을 알기에, '앞으로 얼마나 더 나아진 내가 될까'라는 기대를 가지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