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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준석 Sep 21. 2024

30. 내 딸의 꿈

My daughter's dream

30. 내 딸의 꿈 - My daughter's dream


소울 파인더스의 7명이 함께 비를 맞으면서 걸어갔다.


안개가 자욱하게 깔린 곳을 걸었는데, 걷다 보니 군인들이 보였고, 총과 칼로 무장한 군인이 우리에게 암호를 물어보았다.


우리는 어떻게 된 일인지 암호를 이야기했고, 산속으로 들어갔다.


산속에 들어가니 비와 함께 천둥과 번개가 내리쳤고, 신발이 다 젖어서 발이 아팠다.


발이 너무 아파서 정신을 잃었는데, 다시 정신을 차려보니 우리는 어딘가에 갇혀있는 상태였다.


여기는 크렉은 아니었다.


이건 우리의 느낌으로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무슨 감옥 같은 곳이라고 느꼈는데, 방마다 번호가 있었기 때문이다.


방들만 보면 학교 같은 느낌도 있었다.


각 방의 입구는 철문인데, 시간이 되면 열리고, 일정 시간이 되면 닫혔다.


선생님 같은 사람은 없었고, 대신 순찰하는 분이 있었다.


그리고 누군가가 방에 들어오지 못한 것을 발견했는데, 문이 열리지 않았다.


그리고 방에 들어오지 못한 사람은 그 자리에서 죽었다.


우리가 충격을 받을 동안 다른 사람이 이야기해 줬다.

"방에 있어야 할 시간에 없으면 그 자리에서 죽는다."


그리고 그 사람은 자기 자리에 가서 앉았다.


우리는 모두 여기 또한 누군가의 무의식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가기로 마음을 먹었고, 문이 열리자마자 방에서 나와 주변을 빠르게 달리며 둘러보았다.


하지만 방에서 나오면 긴 복도식에 길이 있지만 나가는 문이 없었고, 우리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은 이미 나가는 문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모두가 살 의지가 없어 보였다.


그럼에도 우리들은 순찰자가 바뀐다는 것을 눈치챘고, 그렇다면 어디론가 들어온 문이 있다는 것을 확실히 알게 되었다.


그래서 그 문을 찾기 시작했다.


여기에서는 쉬는 시간이 길게 주어졌다.


대신 방 안에 있는 시간도 길었고, 문이 닫힌 상태에서 다른 소리를 내면 그 자리에서 기절했다가 다음 날에 일어났다.


내가 크게 재채기했는데, 다음날에 일어났기 때문이다.


며칠 있어 보니, 대략 8시간 방에 있고, 4시간 정도가 쉬는 시간이었고, 이 상황이 하루에 두 번씩 이어졌다.


그래서 우리들은 쉬는 시간이 시작될 때부터 바로 움직였다.


방문이 열리자마자 바로 뛰쳐나갔다.


같은 방에 있는 사람들은 우리를 의아하게 쳐다봤지만, 우리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복도를 달리기 시작한다.


각자 복도를 한참 달리던 중, 나는 내가 속한 반을 지나갔다.


또한 각자 다른 길로 갔던 소울 파인더스들도 달린 지 1시간이 채 되지 않았음에도 서로 만났다.


그래서 이곳은 원형으로 되어 있고, 반으로 들어가는 입구들을 제외하고 다른 문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제야 다들 의지가 없이 무기력하게 있는 이유가 이해되었다.


우리들도 그냥 방에 들어가야겠다고 생각한 순간, 어떤 여자가 나에게 어깨동무하며 속삭이듯이 이야기했다.

"나가는 길이 분명히 있어. 나도 찾는 중인데, 같이 찾아볼래?"


그리고 우리들과 그 여자는 또다시 길을 찾기 시작했고, 3시간이 지났을 무렵, 내가 천장에 문이 있는 걸 발견했다.


하지만 천장에 갈 수 없었기 때문에, 사다리가 필요했고, 순찰자에게 사다리를 요구하니, 사다리 아저씨가 갖고 있다고 했다.


사다리 아저씨는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었지만, 시험을 통과해야 사다리를 빌려준다고 하였다.


시험은 그 여자가 우리들을 다치지 않게 지키고, 우리들은 사다리 아저씨를 이기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뭘 이겨야 하는지 몰랐다.


우리의 모습을 본 사다리 아저씨가 연습 상대가 되어준다고 했다.


우리가 이겨야 사다리를 빌려준다고 했으면서 우리의 연습 상대가 되어준다고 하니, 참 이상했다.


그럼에도 우리는 사다리 아저씨를 이기기 위해 열심히 연습했다.


어떤 것이든 이겨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 여자는 주로 나를 지켜줬는데, 그 과정에서 나도 그 여자를 지켜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마음을 사다리 아저씨가 깨닫고 나를 놀리기도 했다.


약 한 달 동안 계속된 연습과 시험이었다.


사다리 아저씨는 아주 강했고, 우리는 몇 번이고 죽을 뻔했는데 결국 이겼다.


중간에 다시 방으로 들어가다가 순찰자에게 시간이 다 되어서 걸릴 뻔했고, 방 사람들은 우리를 보면서 무슨 짓을 하고 돌아다니는지 몰라도 피해 주지 말라는 식의 이야기를 했다.


우리들은 바로 사다리를 통해 천장으로 나가자마자 경악할 수밖에 없었는데, 여긴 구름 위에 있는 하늘에 떠 있는 섬이었다.


언제 따라왔는지도 모르겠지만, 여기에서도 사다리 아저씨가 시험을 줬다.


여기에서 내려가려면 자기를 이기라고 했다.


그래야 여기서 나갈 수 있다고.


이번에도 이기는 조건을 이야기하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들은 사다리 아저씨를 때려도 보고, 내가 이겼다고 말도 해보고, 옷을 벗기도 하고, 그 여자와 키스도 해보고, 별짓을 다 해도 이기지 못했다.


결국 우리들은 사다리 아저씨를 떨어뜨렸다.


그랬더니 반대편에서 다시 돌아왔고, 하는 말이 "거의 다 왔어."였다.


아무리 떨어뜨려도 다시 돌아오는 사다리 아저씨를 보고, 우리들과 그 여자는 생각을 한참 한 끝에 사다리 아저씨를 죽이기로 했다.


그렇지만 목을 조르거나 부러뜨리거나, 숨을 못 쉬게 해도 사다리 아저씨는 죽지 않았고, 결국 심장을 찔러서 죽였다.


충격적이지만, 죽이고 난 다음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았다.


우리가 망연자실하면서 막막하게 있던 중에 갑자기 강풍이 불어서 사다리 아저씨 시체가 떨어지기 시작했는데 길이 보였다.


여기는 죽어야만 나가는 길이 보이는 것임을 깨닫게 되었다.


사다리 아저씨의 말이 이제야 실감이 났다.


내려갈 수 있는 길을 따라갔는데, 꼬박 24시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나는 내려가면서 그 여자와 여러 가지 이야기를 했다.


그 여자의 이야기를 했는데, 자기는 말 못 하는 아기였는데, 어느 날  보니 그 방에 있었다고 했고, 자기 부모님은 기억나지 않지만 나 같이 의지가 되었고 사랑이 가득했다고 이야기했다.


내 이야기도 해줬고, 우리들은 소울파인더스라는 직업을 갖고 있다는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하며 내려갔다.


도착할 때가 되어서 우리들과 그 여자는 정신을 잃었고, 다시 정신을 차려보니 FT와 함께 있었던, 두 번째 공황을 겪기 전으로 돌아왔다.


그렇게 우리 가족은 다시 만난 나는, 감사와 안도를 느끼면서 잠을 잘 수 있었다.


나중에 내 딸이 커서 이야기했다.


"어릴 때 재미있는 꿈을 꿨어. 내가 죽고 아빠가 나를 찾아오는 꿈이었는데 아빠가 멋져 보였어."


참고문헌

APA, DSM-5 정신질환의 진단 및 통계 편람 제5판, 권준수 외 11명 번역, 학지사,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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