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 다 함께 - All together
쪽지 사건이 마무리되면서, 우리는 다 같이 회식했다.
당연히 HK의 음식점에서 회식했고, SF가 음식과 주류, 그 외 기타 비용을 전부 내기로 했다.
고급진 중국요리들과 함께 회도 시켜 먹었고, 그 외에도 각자 먹고 싶은 것들은 HK가 맡아서 음식을 만들어주었다.
한참을 먹으면서 다들 고생했다고 이야기하며 건배도 하고, 노래도 부르고 흥겹고 재미있게 시간을 보냈다.
그러고 나서 각자의 생황에 대한 이야기들을 했다.
SF는 양복점을 잘 차렸고, 와이프는 박사학위를 받기 위해 대학원 입학 준비를 하고 있다고 했다.
TO는 오랜만에 취해서 비틀거리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진짜 오랜만에 기분 좋게 취한 모습이어서 그냥 두기로 했다.
그럼에도 TO는 개인사업자로 문을 시공하고 교체하는 일이 좋지만, 그만큼 힘들다고 이야기했다.
QK는 해외로 나가서 일을 하게 되었다고 했다.
해외에 가서도 크렉의 일을 할 수 있지만, 지역이 다르기 때문에 우리들을 만나지는 못할 수 있겠다고 했다.
하지만 같은 크렉이니 분명 만날 수 있다고 했고, 해외에 나가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서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HK는 계속 먹고 있었는데, 음식점이 잘 되기는 하지만 새벽부터 준비하는 부분이 힘들어서 걱정이라고 했다.
XZ는 여자 친구를 모두에게 소개해 주었다.
나와 같이 소개팅을 나간 것부터 시작해서 재미있고 흥미롭게 이야기를 끌어나갔다.
IT는 아빠의 삶을 살고 있어서 바쁘다고 했다.
아빠가 된 것에 대한 행복이 엄청 좋지만, 반대로 현실적인 부분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어서 몸이 늘 피곤해지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했다.
FT는 오랜만에 외식이라 기분이 좋았고, 특히 우리 모두의 감정이 행복한 것 같아서 좋다고 했다.
역시 FT는 우리를 늘 챙겨주는, 좋은 동료이다.
그렇게 우리는 모두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이후로도 각자의 삶을 잘 살았고, 크렉에서도 여러 가지 일들이 있었다.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난 후, 크렉에 또다시 새로운 형태의 살인자가 들어왔다.
백작이었는데, 그 어떤 행동도 하지 않고, 신사처럼 가만히 있었다.
가까이 가서 봤는데, 선별 인원은 아니었다.
백작의 느낌을 주는 살인자는 웃고 있었고, 눈, 빨간 코와 눈썹 그리고 찢어진 듯 보이는 입은 인상적이었다.
백작은 나긋하게 이야기했다.
"기본적으로 성악설이 맞아.
악한 사람보다 선한 사람이 더 칭송받잖아.
그 뜻은, 사람들이 악하니까, 선함을 보면 칭송하게 된다는 거야.
나는 지금까지 나보다 약한 사람들을 죽이지 않았어.
내 편으로 만들었지.
나보다 약하다고 해서 다 죽이잖아?
그러면 결국 나중에 어떻게 되는지 알아?
내가 꼴찌다.
내가 안 죽인 사람들은 나보다 세다는 이야기거든.
그 상태에서 또 막 억지로 다 죽이잖아?
그러면 진짜 꼴찌다.
그리고 내가 진짜 약하다는 걸 깨닫게 되는 거지.
그래서 나는 내 편으로 만들기로 했어.
그게 내가 이 세상에서 왕이 될 수 있는 방법이거든."
백작은 알 수 없는 미소와 함께 이야기를 하며 점점 깊은 곳으로 들어갔다.
우리는 앞으로도 계속 이 일을 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Brunch 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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