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부페이라의 멋있는 게스트하우스에 도착하다.
알부페이라에서는 처음 2박은 Casa Amarela Guesthouse에 머물기로 했다. 사진과 후기로 봤을 때 안뜰과 루프탑이 멋있어 보이는 곳이었다. 도착 전날에 호스트에게서 왓츠앱으로 연락이 왔다. 먼저 숙소에 대해서 소개를 하였고 리셉션에 24시간 상주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도착예정시간을 알려주면 기다리겠다고 했다.
세비야에서 버스가 출발하고 가장 먼저 한 일이 Casa Amarela Guesthouse에 출발이 한 시간 늦어졌다고 와츠앱으로 연락한 것이다. 파로 공항과 파로 시내를 들렀을 때 한 시간보다 더 지연된다고 다시 왓츠앱으로 말했다. 걱정하지 말라며 미리 연락해 줘서 고맙다는 답장이 왔다.
알부페이라 버스터미널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밖은 어두웠다. 볼츠를 불러서 바로 게스트하우스로 갔다. 와츠앱으로 받은 게스트하우스 출입문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갔다. 리셉션은 비어있었다. 도착했다고 문자를 보내니 지금 잠시 밖에 나와있는데 곧 들어가겠다고 답장이 왔다. 내가 사용하게 될 방을 알려주면서 먼저 들어가 있으라고 했다. 방마다 번호가 아니라 이름이 붙여져 있었고 나의 방은 2층에 있었다. 방으로 들어가니 문이 열려있고 안쪽에 키가 꽂혀 있었다.
곧 인상 좋게 생긴 포르투갈 아저씨가 한 손에는 와인을 다른 손에는 생수 한 병을 들고 방으로 왔다. 기념일도 아닌데 웰컴 드링크로 와인 한 병을 받으면서 '포르투갈이 포르투 와인으로 유명해서 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주인아저씨는 게스트 하우스의 공용 시설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고 갔다.
방은 작지만 깔끔하고 별도의 욕실이 딸린 방이었다. 옷장은 없지만 큰 서랍장과 행거가 있었다. 방에는 스마트 TV가 설치되어 있어서 넷플릭스와 유튜브를 편하게 볼 수 있었다. TV를 보기 전에 집 구경부터 했다. 2층에 있는 방의 창으로 보이는 안 뜰이 사진에서 보던 그대로 멋있었다. 안뜰로 나가보니 잘 꾸며진 카페 같았다. 바로 옆에는 공용 주방이 있었다. 원두를 갈아서 자동으로 내리는 작은 커피 머신이 있었는데 카푸치노 거품을 제대로 만들어 주었다. 머무는 동안 안뜰에서 커피 한잔을 하며 다음 일정을 찾거나 사진을 정리하는 여유를 즐길 수 있어서 좋았다. 다시 루프탑으로 올라가니 선베드와 작은 풀이 있었다. 이미 밖은 깜깜했고 수영을 하기에는 추웠기 때문에 저녁을 먹을 식당을 찾아서 밖으로 나갔다.
저녁 늦게 도착한 게스트하우스 외부(왼쪽)와 내부(오른쪽)
조용한 시기 조용한 도시의 조용한 동네에 머무는 느낌이 들었다.
주변에 세 개 정도의 식당이 검색이 되었는데 직접 가보니 두 곳은 주로 술을 마시는 바여서 나머지 한 곳인 인도 식당으로 갔다. 후기가 별로 없어서 걱정했는데 별점을 낮게 준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었다. 인도 맥주인 코브라 맥주는 맛있었지만 안주로 시킨 음식들이 냉동식품이나 미리 조리되어 있는 것을 데워 준 것처럼 느껴졌다. 나중에 알부페이라 관광의 중심지인 올드타운 해변 근처의 레스토랑을 가보니 오히려 비슷한 가격에 더 좋은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곳들이 있었다.
밥을 먹고 올드타운을 행해서 걸어가 보았다. 깜깜했다. 가로등은 켜져 있었지만 거리에 다니는 사람이 너무 없었다. 마드리드에 도착했을 때 스페인의 첫날이라 긴장을 했지만 거기는 사람들이 많았다. 여기 숙소 주변의 동네에는 다니는 사람들이 없었다. 버스터미널에 내렸을 때도 터미널치고는 사람이 별로 없다고 생각했는데 여기는 정말 조용했다. 어쩌다가 사람 한 두 명이 지나가면 놀라거나 긴장을 하게 되었다. 포르투갈 사람들이 매우 친절하고 안전하다고 들었지만 나는 포르투갈에서 아무런 경험이 없었다. 숙소를 향해 발길을 돌렸다.
숙소 근처에 다가가니 아직 영업 중인 바가 보였다. 바에 들어가서 맥주를 한잔 할까 하고 잠시 생각을 했지만 그날 오후 세비야에서 버스를 못 타게 될까 봐 신경을 쓰느라 이미 치쳤는지 그냥 쉬고 싶었다. 숙소 바로 옆 건물의 가게에서 치즈와 요구르트 등을 사서 다시 방으로 들어갔다.
들어오면서 보니 게스트 하우스의 시설은 여전히 멋있었다. 이 멋진 게스트하우스의 숙박비가 왜 낮은 지를 생각해 보았다. 일단 11월은 비수기여서 관광객이 많지 않았다. 그리고 해가 빨리 지는 시기여서 6시면 어두워지기 시작하는데 이 동네 주변에는 즐길 수 있는 것이 별로 없었다. 관광지의 북적함을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맞지 않아 보였다. 아침에 일어나서 카페 같은 안 뜰에서 모닝커피를 마신 후 오전과 오후에는 바닷가로 나가고 한낮의 더위는 게스트 하우스의 안 뜰이나 루프탑 풀에서 피하고 저녁에는 동내 바에서 맥주 한잔을 원한다면 최적의 장소라는 생각이 들었다.
방에 있는 스마트티브이로 넷플릭스를 틀었다. 포르투갈 넷플릭스에도 한국 영화가 상위권에 있었다. 영화를 틀고 방을 둘러보니 웰컴드링크로 받은 와인 한 병이 보였다. 방금 산 치즈를 꺼내고 와인을 땄다.
조용한 알부페이라의 첫날은 영화와 와인과 치즈와 함께 마무리되었다.
알부페이라의 주거 지역 골목
『 알부페이라의 주요 지역 (2023년 11월 기준) 』
알부페이라는 대서양 해안가에 있는 휴양에 최적화된 도시이다. 유명한 관광지가 많지는 않지만 【1】알부페이라 구시가지(Old Towen)와 【2】알부페이라 항구(Marina de Albufeira)는 여행자들에게 인기가 많은 장소이다. 【1】지역은 구시가지 주변으로 호텔과 식당이 많이 있고 전망대와 해변이 가깝다. 【2】지역은 배를 타고 할 수 있는 관광상품이 많으며 선착장 주변으로 식당이 많다. 【1】과 【2】지역의 식당들은 밤까지 영업을 하는 곳이 많다. 내가 머문 【3】지역은 걸어서 【1】구시가지까지 10분 그리고 【2】항구까지 20분 정도가 걸린다는 장점이 있지만 밤에는 어둡고 너무 조용했다.
알부페이라에는 공항이 없다. 비행기를 타고 가려면 파로(Faro) 공항을 이용해야 한다. 파로 공항에서 알부페이라 중심지 【1】까지는 볼트나 렌터카로 이동해야 하는데 40분 정도가 소요된다.【4】Flix 버스터미널은 【5】Renex/Rede Expressos(Alsa)/Eva Bus Station 버스터미널 보다 구시가지에 더 가까이 있다. 시간이 맞다면 굳이 멀리 갈 필요 없이 터미널이 가까운 버스를 예약하면 된다. 【1】구시가지의 숙소에 머문다면 【4】Flix 버스터미널까지 도보로 10분 정도가 걸린다.
해변에 가까운 길로 동쪽 끝에서 서쪽 끝까지는 20Km 정도의 거리이다. 알부페이라의 해변을 따라서 호텔들이 넓게 펼쳐져 있으므로 자동차를 가지고 여행을 한다면 구시가지에서 다소 멀어진 곳에 조용한 리조트 호텔을 이용해 보는 것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