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el Sol E Mar의 객실은 조식이 모두 포함되어 있었으며 점심까지 2식 포함 또는 저녁까지 3식 모두 포함하는 것 중에서 선택을 할 수 있었다. 점심과 저녁은 원하는 것을 먹을 수 있도록 조식만 포함된 것으로 예약을 했었다.
Sol E Mar의 첫 번째 아침은 호텔 식당 창가 자리에서 조식을 먹기 위해서 아침 일찍 서둘렀다. 식당 오픈 후 5분 정도 후에 도착했는데 창가 자리는 이미 다 차 있었다. 이 호텔에 머무는 사람들의 다수가 은퇴한 유럽 어르신들이었다. 어르신들이 아침에 부지런한 것은 한국과의 공통점인 것 같았다.
창가 자리는 놓쳤기 때문에 그냥 먹는데 충실하기로 했다. 동남아 관광지의 호텔과 비교하면 안 되지만 이번 여행 중에 가장 다양한 음식이 있는 조식 뷔페였다. 대부분의 음식들이 만족스러웠고 빵과 커피가 맛있었다. 그리고 포르투갈 다운 맛있는 에그타르트를 먹을 수 있었다.
호텔 Sol E Mar의 조식 뷔페
난생처음으로 바다에서 헤엄치는 돌고래를 보다.
알부페이라의 사흘 째 드디어 돌고래 투어를 가는 날이 되었다. 뱃멀미와 오후 땡볕을 파하기 위해서 아침을 먹지 않고 오전 9시에 출발하는 배를 선택했다. 예약할 때 출발 10분 전까지 도착하면 된다는 안내문을 봤었는데 아침에 예약 표을 다시 보니 40분까지 도착해야 한다고 나와있었다. 도보로 25분이 걸리는 길을 15분 만에 달려서 30분 전에 도착했다. 예약표를 확인하고 플라스틱 카드로 된 탑승권을 나눠준 후 출발시간 10분 전까지 주변에서 기다리라고 했다. 출발시간 40분 전까지 도착할 필요는 없었으며 10분 전에 와서 탑승권을 받는 가족들도 있었다.
암튼 빨리 간 덕분에 앞쪽에 줄을 설 수 있었다. 하지만 배를 탈 때 순서는 크게 의미가 없었다. 배에 탈 때 선장이 단체의 인원수와 연령대를 보고 자리를 지정해 준다. 아이들이 있는 가족은 중간의 안전한 자리를 주는 것 같았다.나는 앞에서는 조금 떨어졌지만 오른쪽 난간 바로 옆자리에 앉았다.
예약할 때 포르투갈어를 기본으로 영어, 불어, 스페인어 중에서 사용하는 언어를 선택할 수 있었다. 선택한 언어를 사용하는 선원이 함께 타는 줄 알았는데, 선원 한 명이 모든 언어로 안내를 하는 것이었다. 30분 정도 먼바다로 나가서 돌고래를 먼저 보고 해안 절벽을 따라서 베나길 동굴을 본 이후 돌아오는 일정이며 시간은 2시간 30분에서 3시간 사이가 걸린다고 했다. 표를 살 때 안내한 것처럼 돌고래를 못 볼 수도 있지만 최선을 다해서 찾아보겠다고 했다.
드리어 배가 출발하고 바다를 향해 나아갔다. 날씨가 너무 좋았고 햇볕은 따듯했다. 점점 배가 빨라지면서 바닷바람이 차가워지가 시작했다. 그렇게 출발한 지 30분쯤 지났을 때 바다에 구름이 끼면서 추워지기 시작했다. 다른 것보다 흐린 날씨에 돌고래를 보지 못할까 봐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항구를 떠나면서 흩어졌던 다른 배들도 근처에 보이기 시작했다. 근처에 배가 멈추면서 주변에 돌고래들이 있을 것 같았다.
갑자기 선원이 왼쪽을 가리켰다. 자리에서 일어나서 보니 돌고래 몇 마리가 바다 위로 뛰어오르는 것이 보였다. 하지만 내 자리에서는 돌고래라는 것을 알아볼 수 있는 정도였다. 바닷속으로 사라진 돌고래를 찾고 있는데 배의 오른쪽 바로 옆에 돌고래들이 헤엄쳐왔다. 사람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보이던 무리가 헤엄쳐서 멀리 사라지면 또 다른 돌고래 무리가 헤엄쳐왔다. 사실 같은 돌고래들이 배 주변을 돌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물 위로 뛰어오르는 모습도 멋있었지만 바다 표면 가까이 물속에서 무리를 지어서 헤엄치는 모습이 잊히지 않는다. 하늘을 날아다니는 새들만큼 자유롭게 바다를 헤엄쳐 다니고 있었다.
운 좋게도 만날 수 있었던 돌고래들
10분 정도 지나고 사람들의 환호성도 줄어들 때쯤 이제 베나길 동굴을 보기 위해서 출발한다며 자리에 앉으라고 했다. 해안 동굴을 보지 않아도 좋을 만큼 바다를 헤엄치는 돌고래를 보고 있는 것이 좋았다. 거기서 '돌고래 멍'이라도 하고 싶었으나 나의 생각과는 상관없이 배는 출발했다.
다시 20분 이상을 육지를 향해 나아가자 베나길의 해안 절벽이 보였다. 알부페이라 바닷가에서 보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모래사장이 없이 바로 바다 위에 절벽과 파도에 깎인 듯한 동굴들이 있었다. SNS에서 많이 보이는 위에서 햇빛이 들어오는 구멍이 있는 곳도 보았다. 고무보트 쾌속정을 탑승하면 절벽 아래 해안에 잠시 내리기도 하지만 바다 멀미를 걱정하여 내가 선택하 보트는 상대적으로 크기가 크기 때문에 동굴 가까이 갈 수는 없다는 안내가 나왔다. 10분 정도가 지나자 이제 돌아갈 시간이 되었다고 했다. 돌아가는 길에도 해안 절벽과 동굴에 대한 설명을 하면서 5분 정도는 천천히 지나갔다. 점점 속도를 내기 시작하더니 다시 30분을 달려서 항구로 돌아왔다.
베나길 동굴과 주변의 해안 절벽
3시간이 조금 못 되는 항해였지만 10분이라도 돌고래를 볼 수 있어서 운이 좋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알부페이라에 와서 갑자기 선택한 것이었지만 예약한 이후로 이번에 꼭 돌고래를 보고 싶다고 생각했었다. 핸드폰으로 찍은 수면 아래서 자유롭게 헤엄치는 돌고래 영상은 지금 다시 봐도 기분이 좋아진다.
오션뷰 발코니에서 '피맥'을 즐기다.
오후에 호텔 방에서 저녁 메뉴를 검색하다가 호텔 발코니의 뷰가 웬만한 주변 식당보다 뛰어났다는 생각이 났다. 먼저 배달 음식점을 검색했다. 배달 앱을 몰라서 지도 앱을 사용했다. 하나도 검색이 되지 않았다. 일단 밖으로 나가서 포장이 가능한 음식점을 찾기로 했다.
알부페이라 동굴 뒤편 올드타운 쪽에는 많은 식당들이 있었다. 그중에서 피자 식당 몇 곳이 보였다. 피자는 포장이 될 것 같아서 Alfredo 피자라는 곳으로들어갔다. 입구에 서 있으니 종업원이 와서 몇 명인지를 물었다. 피자 포장이 가능한지 물어보니 당연히 가능하다고 했다. 메뉴 중에 Alfredo Pizza가 있어서 이 식당 대표 메뉴냐고 물어보니 Alfredo 소스를 사용한 피자의 종류라고 했다. 그걸로 선택하고 자리에 앉아서 잠시 기다리니 익숙한 종이 박스에 포장된 피자가 나왔다.
호텔 발코니에 피자를 두고 냉장고에 사둔 콜라를 꺼냈다. 바다를 바라보면서 파도와 갈매기 소리를 들으며 피자를 먹었다. 서서히 해가 지기 시작했다. 어두워지면서 갈매기들이 모두 바다를 향해서 날아가는 걸 보면서 조금 의아했지만 석양은 여전히 아름다웠다. 멀리 불빛들이 보이며 파도 소리만 들릴 때까지 오래 앉아 있었다. 냉장고에 넣어둔 맥주를 꺼내서 마시며 피자 한판을 다 먹은 후에야 발코니에서 방으로 들어왔다.
알부페이라 동굴에서 가까운 피자 식당과 호텔 발코니의 피맥
오전에 돌고래를 본 이후로 피자를 사 온 것 이외는 호텔에서 바다를 바라본 것이 전부였다. 여행 중간에 반나절 이상의 소중한 시간을 호텔 발코니에서 바다를 바라보면서 보냈다. 낮부터 밤까지 바다를 바라보던 발코니의 휴식은 알부페이라의 멋진 기억으로 남았다.
『 알부페이라의 돌고래와 동굴 관광 (2023년 11월 기준)』
알부페이라 항구에서 돌고래 관광(Observação de Golfinhos)과 베나길 동굴 관광(Algar de Benagil)을 위한 배를 탈 수 있다.
선착장 주변으로 작은 여행사들이 많이 있는데 대부분의 상품은 비슷하다. 돌고래와 베나길 동굴을 둘 다 보거나 베나길 동굴만 가는 상품이 있다. 여행안내를 보면 운이 나쁜 경우는 돌고래를 볼 수 없는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돌고래만 보는 상품은 없었다.
여행사가 달라도 가격과 투어 시간은 모두 비슷하기 때문에 원하는 출발시간과 배의 종류로 선택을 하면 된다. 큰 보트는 내부에 화장실도 있고 보트가 덜 흔들려서 뱃멀미 걱정이 적다. 작은 고무보트는 속도가 더 빠르고 돌고래와 동굴의 가까이에 갈 수 있다. 작은 고무보트로 동굴만 가는 상품은 동굴에 잠시 내릴 수 있는 경우도 있다.
여행사간의 가격 비교는 큰 의미가 없으며 여행상품 구매사이트에서 쿠폰을 이용하면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할 수도 있다. 가격이 조금 높지만 여행 당일 돌고래를 못 보면 이후에 무료로 한번 더 돌고래 관광을 할 수 있는 상품도 있다. 현장 구매도 가능하지만 원하는 시간과 배가 매진될 수도 있으므로 사전에 구매를 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