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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yce shin Aug 07. 2024

아버지 나무

이경종 아버지께 드립니다

유포비아 (Euphorbia Synadenim Grantii)


녹색 적색 옷 갈으며

마디마디 떼어낸 생명 자욱

한 소절 고향노래에

찢겨나간 혈육으로 오늘도 붉게 운다

바짝 마른 기둥하나로 떠받든 하늘아래

허한 영혼의 허한 마당을 채우며

떨어지는 잎새에 머무는 초연한 눈동자


지난밤 소낙비에

물걱정은 거두시니

강한 날갯짓 벌새들 잠시 노래하다 간다

살짝 아주 살짝 웃을 때

낯설었던 태양은

괜찮아

이제는 괜찮아

따스이 아버지 나무의 마른가지를 감싸 안는다




아버지 빈자리에

아버지가 되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나의 양아버지, 이경종 아버지

몸소 심어키워 나누나무들처럼

아버지 나무라 이름 부르며

그렇게 생명과 사랑을 나누렵니다

죽음을 넘나들며 다리하나 잃으시고

지금은 침상에 누워 웃으시기도 하시는

96세 우리 아버지

생신에 드립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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