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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안 May 11. 2024

최소 투입 시간 + 시간 사용 우선순위 변경 = 꾸준함

<꾸준함의 천재가 되는 법> 6화

어떤 행동을 꾸준히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재료가 있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지는 유일한 그것. 바로 시간이다. 꾸준함을 만드는 일은 하나의 행동에 일정한 시간을 지속적으로 투입한다는 말과 같다. 보통은 꾸준함을 만들기 위해 특정한 행동을 지속하는 일에’만’ 관심을 가진다. 하지만 관점을 바꿔야 한다. ‘어떻게 이 행동을 지속할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이 행동을 지속하기 위한 시간을 확보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실제로 책을 쓸 때 가장 신경 썼던 것도 ‘어떻게 글쓰기 시간을 확보할 것인가’였다. 내가 주로 글을 썼던 시간은 평일 퇴근 이후 1~2시간, 주말에는 오전 3시간이었다. 특히 주말 아침에 많은 시간을 투입했다. 한참 글을 쓸 때는 주말 아침 7시에 눈을 떴다. 세수도 하지 않고 까치집이 된 머리를 긁으며 거실에서 2~3시간 원고를 썼다. 이렇게 주말 아침 시간을 활용하면 누구에도 방해받지 않고 온전히 글쓰기에 집중할 수 있는 3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특히 오전에 글을 쓰면 주말 오후 일정(친구들과의 약속, 가족과의 즐거운 시간)도 충분히 소화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었다.


시간에 집중했던 이유는 무엇이든 가시적인 성과를 얻으려면 일정량의 시간 투입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액체가 기체가 되려면 일정한 열이 지속적으로 가해져 임계점을 넘어야만 한다. 그래야만 상태의 변화, 즉 눈에 띄는 결과물이 나타난다. 나는 시간이 바로 상태의 변화를 만드는 열과 같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다소 무식할 수도 있지만 뭔가를 해야 한다고 하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일정한 시간을 투입한다. 지속적인 시간을 투입할 수 있으면 결과는 자연스럽게 따라온다고 믿기 때문이다.  


지속적인 시간 투입이 원하는 결과의 발생으로 이어진다면, 중요한 것은 ‘어떻게 시간 투입이 가능한 환경을 만들 것인가?’다. 나는 꾸준함을 만들고 싶은 일에 사용할 최소 시간을 먼저 정했다. 그리고 여유 시간이 생기면 그 일에 가장 먼저 시간을 썼다. 실제로 책 원고를 쓸 때 ‘평일 1시간, 주말 3시간 글쓰기를 가능한 여유 시간 내에서 가장 먼저 한다’를 기본 원칙으로 정했다. 평일에는 퇴근하고 간단히 저녁을 먹고 바로 책상 앞에 앉았고 주말에는 아침 7시에 눈을 뜨면 바로 거실에서 노트북을 켰다. 일명 ‘최소 투입 시간 정하기’와 ‘시간 사용 우선순위 조정하기’ 전략이다.


투입해야 하는 최소 시간을 정하면 심리적인 저항이 적어진다. ‘오늘 글쓰기를 한다’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명확하지 않다. 반면에 ‘하루에 1시간만 원고를 쓴다’는 훨씬 구체적이다. 심리적으로 받아들이기 쉽고 자연히 실행도 쉽다. 가장 큰 장점은 ‘이것만 하면 오늘은 더 이상 글쓰기는 신경 쓰지 않아도 돼’라고 심리적인 설득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평일 기준으로는 ‘1시간만 글 쓰고 유튜브를 보자’라던지, 주말에는 ‘3시간만 쓰고 오후에 맛집을 가자’라는 식으로 스스로를 설득할 수 있다. 스스로 정한 목표가 있는데 달성하지 못해 찝찝함과 심리적 가책에 시달릴 필요 없이 구체적인 최소 시간을 정해서 실행하면 마음 편하게 자유롭게 놀 수 있다.


우선순위를 조정해서 꾸준히 하고 싶은 일을 가장 먼저 하면 다른 변수의 방해를 줄일 수 있다. 아무리 환경을 통제하려고 해도 완벽한 통제는 불가능하다. 갑작스럽게 약속이 생길 수도 있고, 우연히 본 광고에 마음이 동하여 놀러 가고 싶을 수도 있다. 이런 변수를 억지로 통제하기보다는 변수가 생길 가능성을 인정하고, 변수가 생길 확률이 가장 낮은 시간을 선택해서 사용하는 것이 낫다. 대표적인 시간이 아직 많은 사람이 잠들어 있는 이른 아침이다.


시간 사용의 우선순위를 조정해서, 꾸준히 유지하고 싶은 일을 가장 먼저 해야 하는 배경에는 우리의 의지력(Will power)이 있다. 우리의 의지력은 무한하지 않다. 사실은 한정된 자원에 가깝다. 만약 하루 종일 업무와 회의에 시달리거나, 친구를 만나서 하루 종일 수다를 떨고 집에 오면 이미 의지력이 고갈되어 새로운 일을 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아침 시간처럼 자신의 의지력을 빼앗는 요소가 적은 시간을 활용한다면 훨씬 더 원하는 일을 하기 쉽다. 실제로 책을 쓴 다음에도 다른 꾸준히 하고 싶은 일이 생겼을 때 아침 시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평일 아침에는 30분씩 영어공부를 하고, 주말 아침에는 헬스장부터 가는 식이다. 누군가는 꾸준히 하는 행동만 보고 의지력이 대단하다고 말할지 모르지만, 사실은 시간을 활용함으로써 의지력의 도움 없이 꾸준히 할 수 있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미라클 모닝이라는 단어를 좋아하지 않는다. 미라클 모닝이라는 주제가 나올 때마다 함께 이어지는 ‘이렇게 하면 성공할 수 있고 삶을 바꿀 수 있다’는 메시지를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아침 시간의 중요성을 강조했는지는 이제 이해한다. 우리의 일반적인 라이프 사이클에서 이른 아침은 타인에게 방해받지 않고 자신을 위해 온전히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또한 나만의 꾸준함을 만드는데 최적의 시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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