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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른왕자 Sep 18. 2024

온달장군 프로젝트

가지 않은 길

제 6 화 온달장군 프로젝트


두 갈래의 길이 있었다.

두 길을 다 가지 못함이 안타까워

오래도록 굽어지는 곳까지 한참을 내려다보았다.


길이란 길과 이어져 있다는 걸 알기에

다시 돌아오지 못할 것을 생각하면서 


먼훗날 나는 말할 것이다.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그리고 나는

사람들이 적게 간 길을 택했고

그것이 모든 것을 바꾸어 놓았다고...


평지은의 마음에는

과학자의 호기심과 탐구심

그리고 한강수에 대한 측은지심이 발동했다.


한강수의 마음에는

어머니를 닮은 평지은을

지키겠다는 다짐이 확고했다.


두 갈래 길 중에서

그들이 선택한  가지 않은 길 을 살펴보자.



자신을 어머니라고 부르는

한강수를 힐끗보는 평지은.


"우선 우리 사이에 서열정리과 관계정립이 필요해요"


평지은은 한강수의 지갑에 들어있는 돌아가신 어머니 사진을 보고나서 자신과 닮기는 많이 닮았다는 것을 인정했다.


"나랑 비슷한 게 아니라 똑같이 생겼네"


"희한한 일이야"


" 그래도 난 당신의 어머니가 아니에요"


"난 부인이에요"


평지은은 놀란 토끼눈으로 자신이 한 말에 스스로 놀랐다.


"아 네..."


"제가 과거 기억이 다 나지는 않지만 어머니를 쏙 빼닮은 당신과 결혼 했었군요"


"어머니를 뫼시는 마음으로 당신만을 사랑하겠습니다"


또 한번 눈물이 왈칵 쏟아진 한강수.


"서방님"


그랬다. 21세기에 평지은이 관계정립한 서열의 호칭은 바로 '서방님' 이었다.


서방. 좋은게 맞는가 보다.


과학자 평지은의 열혈 취미는 TV 사극 드라마 시청.


지금까지 모든 사극을 섭렵한 그녀가 낭군을 부르기에 '서방님'은 적합한 호칭이라고 여겼다.


"그러면 저는 음... 당신을 어떻게 호칭해야 할까요 ?"


"음..  부인 이라고 부르세요"


"네. 부인. 알겠습니다"


"그런데 왜 존댓말을 하는 거에요 ?우리 말 놓을까요 ?"


"안됩니다. 저는 부인께 공손하게 말씀 드릴테니

부인께서는 편하게 말씀 부탁드립니다"


"그럴까 ?  음... 그러면 저는 왔다갔다 할께요"


"네 알겠습니다"


"우선 먼저 해야 할 일들은..."


매일 아침 20Km 달리기와 근육 운동 등을

생각한 평지은.


"서방님 할 일은 <포스트 잇>에 써서 냉장고에 붙일께요" 


"명심하고 지키세요. 서방님"


"네 알겠습니다"


평지은이 연구한 5세대 전천후 AI 를 뇌에 탑재시키려면 우선적으로 몸이 날렵해야 했다.

잘 생기고 올챙이 배가 없어졌지만 아직 환상의 바디(Body)는 2% 부족했다.

매일밤 평지은은 그녀의 연구실에서 서방님 한강수의 뇌에 AI를 이식할 준비를 차근차근 진행했다.

매일밤 연구실에서 한강수의 뇌에 탑재할 AI를 준비하는 평지은

또한 서방님이 실행할 프로젝트도 빠짐없이 준비하는 평강공주 평지은.


서방님 온달장군 프로젝트

1) 매일 아침 20km 달리기

2) 간헐적 단식

3) 팔 다리 근육 운동

4) 왕자복근 식스팩

5) 활쏘기 ? 창 던지기 ?  이건 빼고

6) 대형서점 모든 책 섭렵


※ 명심할 사항

이 프로젝트를 매일 실천하고 100일이 되는 날 밤 자정에

부인 평지은 연구실에 방문 할 것


이렇게 기초 체력을 만든 후 평지은의 AI 를  한강수 뇌에

탑재시키면 지구상의 모든 무술과 수십만권의 지식이 스펀지 흡수하듯 빨려 들어가게 될 것이었다.


그리고 한강수의 잠자던 DNA가 깨어나고 있으니

그 능력이 어디까지 나올지는 과학자 평지은도 모를 일이었다.


부인 평지은에게 다짐을 하고 매일 매일 실천하는 한강수.

일신우일신 하면서 드디어 무쇠 팔 무쇠 다리도 만들어지고

무엇보다 환상의 식스팩이 완성되었다.

환상의 식스팩을 완성하는 한강수

또한 돈을 벌기위해 대형서점에서 책을 독파하면서 한강수의 눈에 들어 온 것은 <구매대행> 책 이었다.


돌아가신 어머니가 마지막으로 드시고 싶다고 했던

전기통닭. 어머니에게 전기통닭을 사 드리지 못한 이 사무쳤다.


구매대행으로 전기통닭을 주문해 드렸다면 시간과 공간을 절약하여 드실 수 있었을텐데 아날로그 찌질한 자신이

꼭 통닭집에서 자신이 닭을 사서  찾아뵙고 드리겠다는 똥고집과 어리석음이 불효를 낳았다.


한강수는 이제 깨달았다.

인간은 끊임없이 자신이 살아 있음을 증명하려고 하고

살아있는 동안 눈에 보이는 물건을 구매하고 그것을 사용하면서 인간존재를 증명한다는 것을.

인간들이 그토록 추구하는 명품과 외제차 4억원이 넘는 시계 등은 단순한 물건이 아니라 인간이 살아있다는

욕망의 과시요 실현임을. 따라서 구매다행은 자본주의 인간 실존의 문제요 해답이었던 것이다. 결국 제품을 구매하고 사용함으로써 인간은 살아있음을 느낀다.


물건 구매를 통해 인간은 스스로 존재를 증명한다


한강수는 '꾸빵' 구매대행 공부를 시작했다.

책도 많이 보았지만 무엇보다 U튜브 동영상 무료강의가 많은 도움 되었다. 처음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그렇게 한강수는 꾸빵 구매대행 준비를 시작했다.


부인 평지은과의 약속된 100일이 되자 한강수도 긴장했다.

그동안 온달장군 프로젝트를 성실히 노력한 한강수는

비장한 각오로 부인 평지은을 찾아갔다.


밤 12시. 어스름 달빛에 주위는 어두웠지만

연구실은 대낮 같이 밝았다.

한강수 뇌에 AI를 탑재하려는 평지은

모든 이식 준비를 마친

부인 평지은이 대기하고 있었다.


"서방님~ 마취가 시작되면 깊은 잠을 주무시고

깨어나신 후에는 귀에서 제 목소리가 들릴꺼에요"


"서방님 뇌의 AI 보이스를 제 음성으로 셋팅해서

언제 어디서라도 어떠한 순간에도 저와 대화하고 답을 얻게 되실 것입니다"


"고맙습니다. 부인"


"나 같은 평강공주를 부인으로 얻은 것을 가문의 영광으로 명심하세요"


한강수는 눈을 감았다.


돌아가신 어머니를 다시 생각하며 눈물이 흘렀고

한강수는 곧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서방님 한강수의 뇌에 차세대 전천후 AI 를 탑재시키고

평지은의 보이스로 대화형 맞춤 AI를 실현시킨 천재 과학자 평지은. 찌질남 한강수 서방님을 온달장군처럼 지상 최고의 남자로 변신시킨 평지은.

한강수의 뇌에 AI를 탑재시킨 평지은

뇌에 탑재된 AI를 통해 소림사 택견 태권도 격투기 레슬링 역도 주짓수 동작을 주입시켜 무술 고단자로 만들어 운기가 하늘에 닿게 하였고 수십만권의 데이터를 학습시켜 살아있는 천재로 한강수를 만든 평강공주 평지은.


드디어 그녀의 온달장군 프로젝트 1단계가 완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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