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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패스드 폰 Dec 11. 2023

휴대전화 충전기의 끝





어느 날의 일이었다.

휴대전화 배터리가 부족해서 근처 카페에 왔다.

커피를 시키고는 2층으로 올라가 푹신한 의자에 앉았다.


콘센트를 찾아 충전기를 꽂고 창문을 바라보니 맞은편 마당에 개가 있었다.

늠름한 몸을 축 기대고는, 앞발에 파묻은 얼굴은 표정을 볼 수 없었다.

목에 걸린 얇고 기다란 줄.

자유의 바람은 단 두 뼘 속에만 불고 있었다.


가엾은 것, 숨죽인 안타까움이 말했다.

갑자기 올라오는 울적한 마음을 무시할 수 없어 자리에 일어나고 싶었다.

그러나 휴대전화 충전이 완료될 기미가 없었다.


나를 붙잡는 줄을 무시하지 못한 채

엉거주춤하게 앉아 휴대전화 까만 액정을 바라보았다.

강아지의 얼굴이 비치지 않을까 기대하며

그저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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