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정치'(고영민, 창비 2019)
봄이 오늘 걸 보면
세상이 나아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봄이 온다는 것만으로 세상이 나아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봄만으로 나아진다. 걷는 것만으로 나아진다. 웃는 것만으로 나아진다. 하루에도 봄이 불쑥불쑥 찾아온다. 삶 또한 마찬가지.
"다음에 기회가 있어요. 다 같이 박수쳐 줍시다."
반장 선거가 있었다. 많은 학생들이 손을 들었다.
"임시 반장할 때 씩씩하게 잘했어요."
임시 반장도 후보군에 올랐다. 기특하다. 봄꽃처럼 용기를 피워내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니. 희망은 있다. 너희들이 희망이 아니고야, 누구를 희망이라고 부를 수 있겠나.
용기 있는 사람이 되라는 말은 실패가 허용될 때 쓸 수 있는 말이다. 실패에 관대하지 않은 우리나라. 우리나라 청년들에게 용기를 강요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용기는 기회가 있을 때 오는 것이다. 기회에 대한 확신이 있을 때.
나는 학교에서 봄을 가르치고 있다. 봄은 온다. 어떻게든 봄은 온다. 기회는 있다. 용기 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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