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달 Mar 15. 2024

사람이 기차고

꽃으로 엮은 방패 (곽재구, 창비 2021)

기차는 좀더 느리게 달려야 한다

곽재구


기차는 좀 느리게 달려야 해

사람은 좀 느리게 살아야 해

사람이 기차고

기차다 사람이야

미친 듯 허겁지겁 사는 거 부끄러워


관계


 우리는 사람이 되려다 사람으로 멀어진다. 적당하게 느린 거리가 우리의 관계를 보존한다.

 나는 빠르게 무언가를 바라는 습관이 있다. 기다리지 못하고, 눈앞에 당장 변화가 있기를 바란다. 학생들을 대할 때도 그렇다. 한 마디로 아이가 변화하길 바란다. 진심을 담아 말하면 변할 거라고 믿으면서, 진심으로 기다릴 줄은 잘 모른다.

 "상담이 끝났을 때는 나가면서 '고맙습니다.'라고 인사하자."

 변화가 보이지 않는다. 보이지 않는 게 당연한 거다. 그 짧은 시간을 두고 변화를 희구하는 것은 폭력이 된다. 관계에서의 '빠르게'는 폭력이다.

  조금만 더 기다리자. 이 세상은 너무 불완전하지만, 그렇기에 나는 인내와 사랑을 배우고 다져나갈 수 있다.

이전 24화 주름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