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2. 나아지지 않는 것은 고독함을 만들 뿐.
여러분은 본인의 하루 감정 변화를 생각해 본 적이 있으신가요?
인간에게는 바이오리듬이 존재하죠. 낮 시간이 활발한 리듬을 가지고 생활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 또한 활발한 특정 시간이 존재하고 감정이 특별히 요동치는 하루도 존재합니다.
사실 저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와 여러 정신적 어려움을 겪어왔고 지금도 현재진행형이에요.
고등학교 2학년 때 우울증임을 자각했고, 25번째 생일 즈음에야 확실한 진단을 받았습니다.
PTSD에 대해서는 재작년 연말에 알게 되었죠.
어린 시절 텔레비전에서 연예인들이 우울증이나 공황장애를 고백할 때면 ‘정말 힘들었겠구나’라는 생각과 동시에 ‘그게 그렇게 힘들까?’라는 의구심이 동시에 들곤 했습니다.
그러나 직접 겪어보니 우울감과 우울증,
그리고 공황 상태는 전혀 다른 문제임을 깨달았습니다.
호흡곤란이 찾아오고, 약이 없으면 언제 터질지
모르는 공황 상태를 경험하면서 말이죠.
저는 제가 남들보다 훨씬 무던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살았어요.
큰일이 닥쳐도 “그래, 그럴 수 있는 거지”라는 생각으로 넘겼던 것도 결국 제 방어기제였다는 것을
최근에 알게 되었습니다.
알고 보니 저는 굉장히 예민한 사람이더군요.
잠자리가 바뀌면 잠들기 어려워지고, 소음에 민감하게반응하며, 누군가의 고함이나 싸움 소리만 들어도
그 자리에서 얼어붙곤 합니다.
어쩌면 이런 반응들이 PTSD 증상일지도 모릅니다.
특정 단어나 상황, 말투, 소리 하나하나가 과거의 기억을 건드리기 때문이겠죠.
며칠 전, 저의 하루는 심장이 쿵쾅거리는 하루였습니다.
불안함과 설렘, 기분 좋은 평온함과 긴장이 교차하며,
마치 심장이 “또 나에게 힘든 날을 주겠군”이라는 신호를 보내는 듯했습니다.
다른 사람들도 하루 동안 수십 번 감정의 변화를 겪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제 감정이 그렇게 요동치는 것을 원치 않아요.
의학드라마에서 심장이 멈추면 기계가 일직선을 그리듯, 제 기분도 한 줄기 평온을 유지했으면 하거든요.
어제보다 오늘, 오늘보다 내일이 조금 더 나아질 거라는 기대를 안고 하루를 보내지만
그 자리 그대로인 것에 가끔은 실망하기도 하고 현타를 느낄 때도 많아요.
혹 자는, ' 더 나빠지지 않은 게 어디야? '라고 할 수도 있어요.
그 역시 제 일부임을 인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전부 서로 닮아 있으면서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하는 존재니까요.
여러분의 오늘 하루, 저보다 조금 더 행복하셨기를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