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엔 어떤 글을 올려야 하나 하는 고민을 일주일 가까이 하고 있었는데
새로운 것을 발견한 듯 전구가 불을 밝히며 떠올라버린거야.
심리상담을 받는 사람들이 늘어나기도 했고, 내가 심리상담을 받으면서 생긴 변화도 알리고 싶었다.
정신과치료를 받으면서 심리상담을 병행하기란 쉬운 일은 아닌 게 사실이다. 이유는 금전인데,
실제로 나도 처음에는 금전적으로 부족하기도 했고, 신체컨디션이나 멘탈 컨디션이 좋지 못해서
‘심리상담은 무슨..’이라며 ‘병원 약이나 잘 먹자’하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대부분의 사람이 그렇듯 나도 제3자에게 내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기에 거부감이 없었다면 그건 아마 거짓말일것이다. 그러나 앞의 이유를 차치하고서라도 금전적인 부담이 제일 큰 이유였다.
1회 7~8만원의 상담비를 지불할만큼 넉넉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러나, 그 생각은 오래 가지 않았다. 국가에서도 마음으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점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고 저소득층을 비롯한 멘탈적으로 어려움을 갖는 사람들을 위한 복지 프로그램이 많이 생겨나더라.
그럼 어떻게 해야겠는가? 신청을 하고 해봐야지! 선정이 되고나서 심리상담을 제대로 받기 시작한 건
23년 여름 무렵이었던 듯 하다. 잔뜩 긴장한 채 갔던 심리상담센터. - 정신건강의학과를 처음 내원했을 때도 나는 바짝 쫄아있었다.
분위기는 마음이 힘들고 지쳐있는 사람들을 위로하기에 딱 좋은 따뜻한 분위기여서 점차 긴장이 누그러지긴 했다. 정신건강의학과 초진 때도 그랬지만, 심리상담 1회기에서도 “어떻게 견뎠어요?”라는 질문은 여지없이 날아왔다. 뭐라고 말을 해야 할 지 몰랐다. 그냥...이라고 밖에는.
늘 말하는거지만, 필자는 인풋 대비 아웃풋이 굉장히 느린 사람이다.
심리상담을 하면서 인풋 대비 아웃풋의 속도가 많이 개선됐고, 말하는 속도도 생각하느라 띄엄띄엄 하던 것이 지금은 많이 개선됐다. 회차가 거듭될수록 응어리진 돌덩이 같은 무언가가 조각나는 걸 느꼈다고나 할까?
“처음 왔을 때보다 많이 밝아진 게 느껴져서 좋아요”라는 말을 들었을 때는 기분이 좋았다.
나도 나아질 수 있겠구나 싶어서.
하지만, 정부가 주관하고 지자체에서 시행하는 복지사업 같은 경우는 영구적으로 계속 해나갈 수 없다는 단점도 있다. 어느 지점이 되면 끝이 나고 다시 신청을 해도 선정이 안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다른 사업을 찾아 새로운 곳에 가서 새로 상담을 시작하기도 한다.
나같은 경우, 상담이 완전히 끝나고 텀이 좀 길었었는데 그 기간동안 내 상태는 심하게 악화되었었다. 죽고싶은 충동이 심했고 밥도 거르고, 암막커튼을 치고 이불을 뒤집어쓴 채 며칠을 보내기도 했다.
그러다 나는 결국, 시 보건소 자살예방센터로 인계됐다. 그 어느 때보다 상태가 안 좋았기에 보건소에서는
빠른 시일내에 해결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줬었다.
물론, 지금도 안부를 묻는 전화 혹은 소포가 오기도 하고, 내방상담을 한다. 덕분에 나는 아직도 살아있다.
심리상담은 이제 나에겐 필수항목이 됐다. 어쩔 수 없이 하는 게 아니고, 선정이 됐기 때문에 하는 게 아니다. 외출을 하게 되고, 말을 하게 된다는 건 큰 의미가 있다. 혼자 사는 사람들에게 대화는 상호작용이다.
혼자 가만히 있으면서 말이라는 걸 많이 하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말할 상대가 있고, 티키타카가 되고, 위로를 받으며, 다음 주에 또 내가 갈 곳이 생겼구나를 알게 되는 것.
무거운 이야기를 지인이나 연인, 가족에게 할 수 없을 때.. 아니 하고 싶지 않고 괜히 속앓이하며 참게만 되는 요즘 세상 아닌가. 들어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건 나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 모두에게 큰 힘이 된다.
심리상담이란 나에게 그런 것이다.
덕분에 이렇게 글감이 되기도 하지만 나를 살리는 동아줄 같은 것.
충분히 울고 충분히 웃을 수 있게 해주는 것.
내가 죽지 않게 붙잡아주는 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