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안! 너의 16년을 내가 쓰는 거.
낑낑-- 우는 애들 소리가 들리네.
쟤들도 엄마가 보고 싶은가?
눈이 부시고 차들도 너무 크게 빵빵거리네.
엄마는 어디 있지?
내가 울어도 엄마가 오지 않는다.
엄마도 나를 찾고 있겠네.
배고파.
이건 축축하고 고소한 냄새가 나네.
맛있겠다.
잉--엄마랑 같이 먹고 싶은데.
어--발바닥이 포근포근해.
아--졸려.
똑ㅡ똑ㅡ똑 ㅡ 깜짝이야.
유리창 밖에서 나를 보고 웃는 사람들.
여럿이 모여서 까꿍ㅡ 까꿍ㅡ하네.
엄마, 아빠, 누나, 동생인가?
앙! 앙!
엄마ㅡ
엄마ㅡ
삐걱 ㅡ 우리 엄마한테 가는 거야?
오빠 ㅡ 나를 안고 어디가?
부릉부릉 ㅡ 우리 엄마를 만날 때까지 나를 안아 줘야해.
모두 나를 보고 있네.
지금도.
모두 엎드려서 말을 걸어오네.
여기가 저 오빠 집인가?
여기가 우리 집인가?
창살집 아니고, 유리집 아니네.
이따가 졸리면 여기 부드러운 방석 위에서 자야지.
아무 데로나 뛰어갈 수 있고, 손뼉 치고 따라오는 언니 오빠도 있고 좋아.
아유ㅡ 깜깜하네.
아유ㅡ 조용하네.
아까 그 오빠 어디 갔지?
끼잉ㅡ 끼잉ㅡ
"오구오구 혼자 못 자겠어?
나랑 자자"
엄마가 나를 안고 포근한 침대로 데려와 이불속에 넣어 주었다.
아빠인가?
코 고는 소리가 드릉드릉.
그래도 엄마가 옆에 있으니 안심이다.
언니, 오빠는 어디서 자고 있을까?
날이 밝으면 찾아봐야지.
아ㅡ웅ㅡ
쉿, 조용히 해~
어?
언니다!
오빠다!
내가 꿀잠을 잤나 봐.
또 모두 나를 쳐다보네?
아웅-- 신나.
이리저리 날뛰는 나를 보고 웃다가 모두 이리저리 바쁘네?
어디 가려고?
"밥 먹자~"
엄마가 맛있는 냄새가 나는 밥과 물을 노란 밥그릇에 담아 주었다.
따뜻하고 부드럽다.
찹찹찹.
물도 먹고 기분이 좋아져서 엄마를 따라 통통 뛰어다녔다.
엄마 아빠 누나 오빠 나
이제 우리 다 함께 여기 사는 거야?
안녕!
아빠가 가방을 들고나갔다.
안녕!
엄마가 가방을 들고나갔다.
언니, 오빠가
"가자" 했다.
언니가 나를 안고 밖으로 나왔다.
조금만 뛰어다니고 또 오빠가 안아줬다.
매일매일 기분이 좋았는데 어느 날 엄마가 나를 안고 병원에 가서 진짜로 아픈 주사를 맞고 쓴 약도 먹었다.
난 크게 울었다.
병원 선생님이 까까를 주니까 기분이 좋아졌다.
"맴매! 맴매!" 오빠가 화났다.
내가 여기저기 오줌을 싸서 혼나고 있다.
오빠는 신문지로 맴매를 만들어 방바닥을 때렸다.
난 오빠가 와서 기분이 엄청 좋아 펄펄 뛰다가 오줌이 찔끔찔끔 나왔다.
오빠가 내 오줌을 밟았다.
오빠는, 나도 이제 오줌똥을 가리는 훈련을 해야 한다고 방바닥 여기저기 네모난 기저귀를 깔았다.
난 폭신하고 부드러운 기저귀에서는 오줌똥이 안 나왔다.
참고 있다가 산책 나가면 쉬하고 응가도 했다.
급할 땐 할 수없이 방구석에 실례를 했다.
오빠는 화장실에 나를 넣고 철조망으로 가려놓고 오래 기다려 보기도 했지만 오빠의 훈련은 실패했다.
어쩌다 우연히 화장실, 발코니 이런데 실례를 하면 온 가족이 손뼉 치고 좋아하며 칭찬을 퍼부었다.
덤으로 껌도 먹고 고기간식도 먹고 신났지만, 예쁜 실례가 내겐 너무 어려운 일이다.
나는 꼭 산책 나갔을 때만 쉬하고 응가하기로 결심했다!
언니가 큰 가방을 챙겼다.
멀리 간다고 했다. 미국 나라에.
방학이 끝나서 다시 공부하러 가는 거라고 또 방학이 되면 오겠다고 했다.
새벽에 비행기를 타러 엄마 아빠 언니가 가고 오빠만 남았다.
엄마가 나를 오빠이불속에 넣어주고 안녕! 했다.
언니는 여러 번 이렇게 왔다가 가고 오랫동안 오지 않았다.
오빠도 점점 집에 오지 않고 주말에만 집에 오고 두 밤 자고 또 학교에 갔다.
오빠가 오면 날듯이 기분이 좋아서 나는 팔랑거리고 오빠를 따라다녔다.
오빠도 가고 엄마 아빠도 없을 때 나는 너무 심심해서 발을 깨물고 핥았다.
발이 간지러워져서 더 깨물었다.
귀도 긁었다. 피가 나고 딱지가 생겨서 엄마가 나를 안고 병원에 갔다.
계속 약을 먹고 연고를 바르고 또 깨물고 핥아서 또 병원에 갔다.
병원 이모가 털을 모두 잘라서 나는 부끄럽고 화가 났다.
엄마가 얇은 내복을 입혀줬다.
엎드려서 울었다.
어느 날!
오빠랑 엄마랑 큰 가방을 챙겼다.
엄마 아빠 오빠가 새벽에 비행기를 타러 갔다.
나는 혼자 집에서 자고 또 잤다.
오빠는 오지 않고 엄마 아빠만 밤늦게 왔다.
오빠도 방학하면 온다고 했다.
삐ㅡ삐ㅡ삐ㅡ삐ㅡ
엄만가?
반가운 엄마한테 뛰어가도 엄마는 바쁘다.
나를 한번 안아 주고는, 쉬지 않고 이리저리 다니며 일하고 한숨 쉬며 소파에 앉을 때 나를 안아준다.
잠잘 때는 엄마랑 잘 수 있다.
어떤 날 엄마는 나를 안고 언니방에서 잔다.
언니가 보고 싶어서 그럴까?
나도 언니 냄새가 나는 방을 심심할 때마다 들어와 보고, 오빠냄새가 나는 오빠방에도 자주 들어가 보는데.
언니 오빠가 없고 쓸쓸한 집에서 엄마도 슬픈가 보다.
나만 쓰다듬고 어쩔 땐 울고 멍하니 긴 시간을 앉아만 있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