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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수분 Sep 11. 2024

나랑 나랑 친하게 지내자!

누가 그랬어

나는 사주팔자에 '천고'가 들었다고

하늘이 준 외로움이래


미리 타고난 것이라 

견딜 만도 한건가?

그럼 다행이지 


그걸 몰랐을 땐 

왜 이렇게 사는 게 고단한가 했지


부대낌도 거듭하면 

패턴이 생겨나지

결국 제게로 돌아오는 길을 찾는 거




젊어서는 

내 마음에 정처가 없어

반기지 않는 줄도 모르고

때로는 알고도 발걸음 했지


무엇인가 기댈 것을 찾은 걸까?

낭패라네

그런 것은 내게 없어


돌아오는 길에

마중 나온 '속의 나'를 부여잡지

그래 내게 잘 왔다

언제나 나의 집은 '나의 속집'


먹먹한 나도

허퉁한 나도

잠깐 헤매인 나도

이제 나의 속집에 머문다




우리 둘이 살자

이렇게 뽀땃한거

단출하고도 옹알지다


세상의 것 찬란해도

눈이 멀어선 내 집으로 못 가네


나부낀 옷자락을 여미자

반듯한 걸음새가 이제 됐다


오늘, 비처럼 쓸쓸해서

저절로 눈물이 난 거야?


징검다리 건너가자

나는 '속의 집'에서 기다린다

나를 나를......!


2024년 9월 11일 내게 보내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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