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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꽈당" 낙상주의보

by 화수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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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발부리가 걸려서 꽈당 넘어진 일이 있었다.

날씨가 갑자기 추워져서 몸을 움츠리고 종종거리며 걸었다.

앞에 걷던 사람이 좀 꾸물거려서 한번 앞지르기도 했다.


4층건물의 4층에 있는 장구연습실이 코앞이다.

건물 출입구로 들어서는 순간 발부리가 턱에 걸렸다.


아이쿠!

속수무책으로 자빠진 거다.

체중이 실리면서 앞으로 꼬꾸라져 양손과 무릎을 짚고 더 미끌렸다.

통증이 느껴지기도 전, 길가의 사람들이 볼까 봐 창피한 생각이 먼저 들었다.


얼른 일어났다.

아무도 도와주러 오지 않았다.

내가 너무 빨리 일어났나 보다.


엎어진 충격으로는 어디 한 군데 부러졌겠다 싶었는데 툴툴 털고 걸어봐도 아무렇지 않았다.

4층까지 올라가서 한 시간 정도 장구연습을 하고 돌아왔다.

그날은 욱신거리거나 앓지도 않았다.


3일째부터 통증과 멍이 올라왔다.

멍든 데가 닿으면 좀 아프지만 골절 없이 지나가는 게 천만다행이다.


내 마음과 내 생각은 안 그런데 내 몸이 신호를 줄 때가 있다.

좀 바쁘게 지내면서 여러 가지 일을 수행하고 나면 입술이 부르틀 때가 있는데 그때서야 생각하게 된다.

아, 내가 무리했구나!


요즘 몇 가지 일이 겹치게 밀렸다.

적은 양이라도 김장을 혼자 이틀간 했고, 준비 없는 산행을 욕심껏 했고, 라인댄스 종강파티 맹훈련에, 설장구 연습도 빼놓지 않고......


작은 사고가 쌓여서 대형사고가 난다는 하인리히 법칙에 말려들지 않으려면 재빨리 알아채고 주의집중!

발부리가 걸려 넘어지는 사고도 노화와 관련이 있다니 서글프다.

아직은 내가 늙어서 엎어졌다고 생각하기는 싫은데......

이번 주 금토일 꼼짝 않고 근신 중이다.


한번 경험했으니 높낮이가 다른 노면을 잘 보고 걷고, 계단주의, 미끄럼주의, 무엇보다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눈이 오는 겨울, 빙판 낙상사고 없이 안전하게 보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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