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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두런두런 Sep 22. 2023

무엇이 ‘멋있다’라는 것일까?

마음 표현하기 편

요즘 사람들은 SNS에서 ‘좋아요’라는 버튼만큼이나 일상에서 ‘멋있다’라는 감탄 형용사를 많이 쓰는 것 같다.


‘멋있다’는 보기에 썩 좋거나 훌륭하다는 표현으로 그 대상에 대하여 매우 포괄적이며, 추상적인 표현이다. 

또 사람들의 평가가 담긴 표현이지만 구체성이 부족하고 주관적일 수 있다.

그래서 이 모호한 표현의 포장지를 하나씩 벗겨보고 그 안에 정말 값진 무엇이 있는지 확인해 보고 싶다.

     

멋있다고 말을 하는 것은 일단 상대에 대한 호감, 호의를 표현하는 일반적 인사말이다.

본인이 해보지 못한 성과가 있어서일까?

노력해 온 과정이 남달라서일까?

약간의 부러움과 시기심도 있는 것일까?     

 

가끔은 몇 가지 단어만 언급해도 굉장한 반응을 보이는 대화가 있다.  

    


“내가 이번 달에 신제품을 만들었는데….”     


“우와! 대단해! 벌써 신제품이 나왔어?, 사업이 그렇게 잘 되는 거야?,

정말 멋지다 친구!”     


이렇게 적극적이고 우호적인 지인들은 대화의 에너지를 폭발적으로 불어넣어 주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빠르게 분위기를 소강시킬 때도 있다. 이때 화자(말하는 사람)는 분위기에 너무 들뜨지 않고 차분하게 내용을 끝까지 전달해야 한다.  

    


“신제품이 막 출시는 되었지만, 홍보에 어려움이 있어 고민이 많아.

제품개발 비용도 많이 들어서 상품 마케팅이 중요한데…

네가 일하는 마케팅 부서에서는 상품 홍보를 어떻게 하는지 의견을 듣고 싶어.”    

 

“어…. 그런 것은…. 퇴근하고서까지 일 이야기 하고 싶지 않은데…. 밥이나 먹자!”     


이 상황에서 친구의 폭풍 같은 관심과 칭찬은 결국 나의 사업적 성과가 ‘멋지다’라는 것보다 인사치레나 자신의 감정발산 정도였다는 느낌이 든다.

이런 형태의 대화나 인간관계는 피상적이며 감정의 혼란과 피로감을 준다.      


또 다른 대화의 모양은 이렇다.     


“그동안 조금씩 모아 온 글들로 책 한 권을 출간하게 됐어.

어떤지 한 번 읽어보고 너의 의견도 말해주었으면 좋겠어.”     


“글 쓰는 걸 좋아하더니 결국 네가 해냈구나! 멋지다!

그 어려운 책을 다 만들고. 너와 잘 어울리는 일을 찾은 것 같아.

한 번 천천히 읽어볼게.”


이 상황은 친구가 나의 노력의 결실과 나의 적성에 맞는 일을 마침내 찾아낸 것에 대한 찬사가 담긴 ‘멋지다’라는 칭찬이다.     


감탄을 표현하는 것은 사실을 인식하는 것보다 조금 더 빠르게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감탄 뒤에 따라오는 내용(contents)에는 구체적이고, 적절하고, 충분한 알맹이들(contents)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나의 직관적 감탄사가 백지수표처럼 남발되지 않고, 신뢰와 존경, 애정의 증표로 전해지는 것이다.


엄지 척을 하며 '멋지다'라는 환호와 함께 구체적 내용 표현도 꼭 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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