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곰자리와 작은곰자리
대다수의 별자리는 유럽이든 동양이든 지역을 가리지 않고, 또 고대그리스건 현대건 시대와 상관없이 모두에게 익숙한 존재입니다. 이른바 별지기라면, 즉 별을 사랑하고 관찰하는 사람들에게라면 더욱 그러합니다.
밤의 온도가 조금씩 따뜻해지기 시작하면 우리 별지기들에겐 무척 반가운 소식입니다. 겨울철 별자리들은 서쪽 하늘 아래로 기울고 하늘 높은 곳에는 봄을 대표하는 목동자리 내 α별 아크투르스, 처녀자리의 α별 스피카, 사자자리 β별 데네볼라 등이 밝게 빛을 냅니다. 이 세 개의 별이 대삼각형을 이루고 있는데 봄을 대표하는 길잡이 별로 편리하게 이용하면 다른 별자리를 찾기 쉽습니다.
큰곰자리의 일부를 차지하는 북두칠성이 높이 솟아 반기고, 그 옆의 작은곰자리마저도 대번에 알아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큰곰자리는 북극성을 두고 있어 사계절 내내 볼 수 있지만, 특히 봄철에 더욱 선명하게 관찰할 수 있는 별자리입니다. 게다가 카시오페아자리가 북쪽 지평선 위에 살짝 걸쳐진 채로 반짝입니다. 은하수는 또 어떤가요. 알알이 박혀있는 별의 무리가 눈을 호사시켜줍니다. 그리스 영웅 페르세우스자리가 당당하게 떠있고, 동쪽 하늘에는 독수리자리가 길게 늘어져 있습니다. 말고도 바다뱀자리, 게자리며 까마귀자리, 처녀자리, 천칭자리가 각각의 사연을 품고서 반짝입니다. 이런 광경을 어찌 그냥 지나칠 수 있을까요? 그렇다면 지금부터 별자리에 얽힌 이야기를 알아보기로 하겠습니다.
칼리스토는 달의 여신인 아르테미스를 섬기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아름다운 모습과 달리 힘이 무척 세서 숲 속에 들어가 사냥을 즐기곤 하였습니다. 물론 아르테미스가 사냥의 신이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매력적인 칼리스토를 천하의 바람둥이였던 신들의 왕 제우스가 그냥 둘 리 없었습니다. 제우스는 은밀히 기회를 노리다가 달의 여신 아르테미스로 변하여 칼리스토에게 다가갔고, 마침내 그녀를 차지하고야 말았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칼리스토가 귀여운 사내아이를 출산하게 되었는데, 그 아이 이름이 아르카스입니다. 그러나 제우스의 아내이자 올림포스 최고의 여신 헤라(여성의 수호신이자 결혼과 출산의 신)가 이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화가 머리 꼭대기까지 치밀어 오른 헤라는 벌벌 떨면서 용서를 비는 칼리스토를 용서하지 않았습니다.
“오호라! 감히 그 입술로 내 남편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오냐! 다시는 그러지 못하도록 해주겠다.”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칼리스토의 아름답던 입술은 귀밑까지 찢어지고 몸에는 곰처럼 털이 돋아나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한 마리 곰으로 변한 칼리스토는 아들이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갈 수 없었습니다. 슬피 울어도 곰이 울부짖는 소리만 울릴 뿐이었습니다. 숲속으로 숨어들면 사나운 진짜 곰이 달려들어 도망쳐야 했고, 사냥꾼한테서도 이리저리 쫒기는 신세가 되고 말았습니다.
슬픔에 지친 칼리스토가 그렇게 몇 년을 버티던 중이었습니다. 이제는 어엿한 장년이 된 아들 아르카스가 숲으로 사냥을 왔습니다. 아들은 어머니의 피를 이어받아 사냥의 명수였습니다. 아들을 본 칼리토스는 반가운 나머지 아들에게 달려들었습니다. 안고자 함이었지만 이를 알 리 없는 아들에게는 그저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곰 한 마리일 뿐이었습니다. 아들 아르카스가 어머니를 향해 활시위를 당겼습니다. 아들이 어머니를 죽이려는 일촉즉발의 순간, 마침 올림포스에서 이 모습을 지켜보던 제우스가 당황했습니다. 아들이 어머니를 죽이도록 내버려둘 수 없었던 제우스는 아들 아르카스를 작은 곰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그리고 이 모자母子를 하늘에 던져 올려 별자리로 만들었습니다. 이것이 북두칠성 일부가 포함된 큰곰자리와 북극성이 포함된 작은곰자리입니다.
그러나 이 사실은 여신 헤라의 화를 더욱 부추겼습니다. 남편 제우스가 여전히 두 모자에게 정을 쏟고 있다는 의미였기 때문입니다. 결국 헤라는 이 모자의 별자리를 북쪽 하늘에 가두고는 단 하루도 쉬지 않고 북극성 주위를 돌게끔 만들어버렸습니다. 그래서 다른 별자리들은 새벽이 되면 서쪽 지평선에 내려와 잠시 쉬다가 다시 동쪽 하늘로 떠오를 수 있지만, 큰곰자리와 작은곰자리는 영원히 쉬지 못하고 북쪽 하늘을 돌게 되고야 말았습니다. 실제로 그리스와 로마에서 보면 북두칠성이 지평선 밑으로 가라앉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와 같은 설화가 만들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이처럼 제우스가 한 여인을 차지하고 나 몰라라 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래서 여인들을 불행으로 몰아 고통을 안겨주는 일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또 다른 이야기도 전해져옵니다. 사냥의 신이자 처녀의 신이기도 했던 달의 여신 아르테미스가 칼리스토가 처녀가 아닌 것을 알고는 몹시 화가나 저주를 내려 곰으로 모습을 바꿔버렸다는 내용입니다. 왜냐하면 원래 칼리스토는 ‘가장 아름다운’이라는 뜻으로 어느 나라의 공주였는데, 아르테미스를 추종하는 여인들 중 한 명으로 처녀의 신 아르테미스에게 순결을 맹세하고 숲에서 살아가는 님프였기 때문입니다.
‘칼리스토’는 갈릴레이 갈릴레오가 1610년에 발견한 목성의 위성 이름입니다. 목성에서는 두 번째, 태양계에서 세 번째로 큰 위성이라고 합니다.
큰곰자리는 대표적인 봄의 별자리입니다. 그리고 그 큰곰자리의 등부터 꼬리까지 이어지는 부분이 북두칠성입니다. 그리스뿐만 아니라 인도나 아메리카인디언, 아시아 일부 나라에서도 곰으로 그렸다고 합니다. 이 외에 수레로 보는 곳도 많습니다. 즉 왕의 수레라는 뜻으로 해석을 한 것인데, 중국에서는 황제의 수레라고 하고 영국에서는 아더왕의 수레라고 하였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우리나라에서는 북두칠성의 사각형을 잘못 지어진 집으로, 그리고 뒤 세 개의 별은 집을 잘못 짓고 도망치는 목수와 이를 뒤 쫒는 아들과 아버지로 그려냈다는 점입니다. 참 재미있는 상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풍자와 해학이 충만한, 장난기와 우스꽝스러움, 그 민족의 정서가 오롯이 달빛에 물든 신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반면 아라비아에서는 사람의 시신을 담은 관과 이를 따르는 세 명의 사람으로, 아메리카인디언은 곰과 이를 뒤 쫒는 인디언으로 보았습니다. 여러분도 위의 전설을 기억하며 상상의 나래를 펴 그림을 그려보시길 바랍니다.
* 북두칠성과 남두육성 / 한국과 중국에서는 북두칠성을 국자의 끝부분부터 천추天樞, 천선天璇, 천기天璣, 천권天權, 옥형玉衡, 개양開陽, 요광搖光으로 불렀으며, 인간의 수명을 관장하는 별자리로 여겼습니다. 반대로 북두칠성을 닮은 궁수자리 별 6개는 남두육성이라 하여 인간의 삶을 관장하는 별로 받아들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