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마의 병원 시스템에 관하여

by 삐아노

주로 한국인들이 이용하는 대표적인 병원은

Pacifica Salud, The Panama Clinic, Paitilla Medical Center 일 것이다.

(외에도 Clínica Hospital San Fernando, Hospital Nacional de Panamá, MiniMed 등이 있겠다.)


그 외로 개인 병실을 갖고 있는 의사들을 찾아가기도 하고, 치과나 안과의 경우 그 부분만 취급하는 전문 병원이 존재하기도 한다.


그러나 스페인어를 잘하지 못하는 낯선 외국인이 가장 먼저 염두에 두는 곳은 아마도 대표적인 사립 종합 병원인 퍼시피카 살루드와 파나마 클리닉일 것이다. 나 역시 이 두 군데 및 안과 센터에서 전문의를 만나 진찰받아본 경험이 있기에 이곳들을 기준으로 적어보려고 한다.



병원 예약 방법은 이렇다.


구글에서 전문의를 검색한다. 의사는 한 곳에 있을 수도 있고 요일별로 병원을 옮겨다니기도 한다.

대부분의 전문의는 개인 인스타그램을 보유하고 있다.

의사를 랜덤으로 선택한다. 운이 좋길 기대하자!


왓츠앱으로 예약 가능한 시간을 물어본 다음, 병원에서 요구하는 개인 정보를 제공한다.

예약은 진료과목에 따라 운이 좋을 땐 당일이나 다음 날 가능한 경우도 있지만, 보통은 1-2주 정도 후에 진료 일정을 잡을 수 있는 게 일반적이다.


그리고 병원마다 사용가능한 보험이 다르므로 꼭 반드시 해당 보험이 적용되는지를 알아보고 가야 한다.(내 경우, 진료를 받았는데 보험이 안된다고 하여 귀 진찰료로 120달러를 낸 적이 있다.)


예약된 시간에 맞추어 병원을 방문한다. 해당 의사가 있는 층에 도착하면 데스크와 직원이 있다.

그에게 내 이름 및 예약이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 뒤, 보험 서류를 받는다.


보험 서류를 작성한 뒤(다 적지 않아도 된다. 모를 땐 뭐뭐 써야 하는지 물어보자) 펜과 플라스틱 판만 다시 돌려준 뒤 보험 서류는 가지고 있어야 한다.


예약은 보통 짧으면 10분에서 길게는 한 시간까지 지연되는 경우가 많다. 데스크에서 이름을 부르면 의사 오피스로 간다. 진찰실에 들어가면 또 데스크에 사람이 있는데 그에게 보험서류를 건네주면 된다.

그리고 진찰실에 들어가면 의사를 만나게 된다.


상태 확인 및 적절한 치료를 받는다.

대부분의 의사는 영어가 가능하지만, 아닌 경우도 있다. 그리고 아무리 영어를 한다고 해도 의학용어고 모국어가 아니니 시원하지 않고 답답하다. 나의 경우 항상 스페인어로 미리 내 상황을 자세하게 써가서 보여준다.

또한 어려운 의학용어를 스페인어와 영어 둘 다로 번역해 가서 참고하곤 한다.


치료 시간의 경우 우리나라처럼 1-2분 진료는 아니고 짧게는 10-20분 길게는 40-50분까지 걸린다.


치료에 대한 불만이 있다면 도와주는 손길 없이 의사 한 명이 장비 세팅부터 다 해야 하니 환자가 가면 그제야 주섬주섬 모니터를 켜고 멸균 장갑을 낀 채로 리모컨이며 서랍이며 만져대서 좀 찝찝하다는 점이다.


진찰이 끝나면 의사는 처방전을 손으로 써준다.

약 이름과 복용방법에 대해서 스페인어 필기체로 휘갈겨 쓰는데, 무슨 글자인지 알기가 매우 어렵다. 그럼에도 약사분들은 찰떡같이 찾아내서 신기.


피검사 및 소변 검사가 필요한 경우 마찬가지로 의사가 무슨 검사가 필요한지 체크해 준다. 그런데 우리나라처럼 병실에서 바로 피 뽑고 하는 게 아니다.

따로 마련된 “Laboratorio“에 가서 검사를 받고 그 결과지를 의사에게 송부하거나 다음 진찰 때 가져가야 한다.


이 시스템이 처음에는 너무 낯설고 막막했다.

이비인후과에서 우리 병원에는 검사 장비가 없으니 다른 병원에 가서 검사하고 결과지를 가져오라는데, 처음에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랐다.

남편 지인분이 전화로 대신 예약을 해주셔서 가서 검사를 받고 결과지를 들고 다음 예약 때 의사에게 보여주었다.


그 외에도 몇 번 더 채혈 및 소변 검사를 위해 검사실을 방문했다. 의사가 검사하라고 한 항목이 체크된 종이, 신분증, 보험증서를 내고 결제를 한 다음 거기서 채혈을 하면 결과가 메일로 날아오고, 그걸 내가 프린트해서 가져가거나 의사의 개인왓츠앱으로 보내면 된다.


피검사 소변검사 모두 상당히 비싸고 (100-300달러)

진료비 역시 비싸다. 보험이 적용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한 번 진료에 적게는 5만 원에서 30만 원 이상이 든다. 보험이 없다면 기본 상담만 70달러이니 그 이상을 생각해야 할 것이다.


이렇다 보니 아프더라도 병원에 가지 않고 약으로 버티는 사람들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값 역시 비싼데, 한국에서 건강보험이 적용되어 한 알에 몇 백 원짜리 항생제가 이곳에서는 한 알에 10달러가 넘는 것이 너무나 충격적이었다.


다른 점이 있다면 한국에서 처방전이 있어야 살 수 있는 전문의약품을 여기선 일반의약품 사듯 쉽게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의사의 처방전을 가져가기도 하는 걸 보면 모든 의약품이 가능한 것은 아닌 것 같다.)



어쨌든 다시 한번 한국이 그리워지는 순간이다.

집 앞 5분 거리에 가면 손쉽게 전문의를 만날 수 있고 깨끗한 위생에 진료비도 저렴한 나라는 전 세계에서 손꼽히는 것 같다.




참, 파나마의 정형외과와 안과에는 한국인 의사가 있다!

만세! 이 부분에서만큼은 답답하지 않게 진료를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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