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나는?
나의 마흔이 얼마 남지 않았다.
오늘로 딱 삼주가 남았다. 아마 이 브런치북도 3주 후면 마무리가 될 것이다.
이 브런치북의 목적은 나의 30대를 마무리하기 위한 것이었기에, 3주 후면 난 40살이 되는 것이기에.
우연스럽게도 나의 생일은 일요일이다. 브런치북이 발행되는 날.
아마 난 나의 40살 생일을 마지막으로 이 브런치북을 마무리할 것 같다.
남은 3주 동안 무엇을 마무리해 볼까. 10대의 마지막, 20대의 마지막, 그리고 지금 30대의 마지막은 언제나 그렇듯 마지막이라는 단어에서 오는 아쉬움이 있다. 10대 때는 정식으로 성인이 된다는 두려움과 설렘이 동동시에 공존했지만, 드디어 고등학생이 끝이라는 것에서 두려움보다는 설렘이 더 컸던 것 같다. 그토록 기다리던 대학생이 되는 것이었으니까.
20대의 마지막은... 아마도 내가 생각하던 20대의 마지막, 그리고 서른을 맞이하는 내 모습이 아니라서 실망이 더 컸달까. 다니던 첫 직장은 이때쯤 퇴사를 고민하고 있었고, 퇴사를 고민할 정도라는 것은 심리적으로 육체적으로 많이 힘들었던 때였다. 그리고 정말로 다음 해에 나는 첫 번째 직장을 퇴사했다.
30대의 마지막을 보내고 있는 지금은... 퇴사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하루하루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실제 나의 상황도, 그에 따른 나의 기분도.
올해의 목표 중 하나는 이루었다고 불과 2주 전까지만 해도 그렇게 믿고 있었지만, 너무나 이른 자찬이었다는 걸 다시 깨닫는 중이다. 나이가 들수록 내 맘대로 되는 게 더 많아져야 되는 건 아닌가. 하지만... 더 없다. 주변 상황, 주변 사람들은 물론이고, 나 자신의 감정마저 컨트롤하기 힘들다.
원래 이런 나이인지, 나만 이런 건지, 원래부터 인생은 태어나면서부터 죽을 때까지 내 맘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는 게 맞는 건지. 이 사실을 이제야 안 건지. 도통 모르겠다. 아무리 책을 많이 읽어도 읽을 때만 고개를 끄덕일 뿐, 다 읽고 나면 제자리다. 하긴 책 읽고 사람이 변한다면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성인군자가 되었겠지.
그나마 나에게 작은 희망은 나에게는 3주의 30대가 남아있고, 두 달의 2024년이 남아있다는 사실.
<소설 모순>에서는 이런 말이 나온다.
인생을 짧지만 그 속의 수많은 고난들이 인생을 길게 만든다고. 하지만 나는 나의 수많은 고난 덕분에 시간이 바람처럼 쌩하고 지나간 느낌이다. 내가 이 시간들을 버티고 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 스스로 대견할 뿐.
<트렌드 코리아 2025>에서 말하는 내년의 트렌드 중 하나가 '아보하'라고 한다. '아주 보통의 하루'라는 뜻으로 행복하길 바라는 건 사치이니 아무 일도 없는, 즉 나쁜 일만이라도 일어나지 않은 평범의 하루를 원한다는 뜻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 평범의 하루가 가장 힘든 하루임을, 행복을 바라는 것보다 더 큰 바람임을 이제는 알 것 같다. 그러나 나도 바란다. 내일도 모레도, 2025년도 '아보하'가 되기를.
나의 진짜 30대 마무리는 3주 후에 하는 걸로. 오늘은 애피타이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