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상념에 젖는다. 모든 것이 흔들린다. 오늘 하루가 문득 초라하다. 걷는다. 한 손에 아이스크림을 꼭 쥐고서 걷는다. 팔을 흔들며 걷는다. 슬리퍼 위로 양말로 아이스크림 국물이 떨어진다. 나는 주저앉는다. 빈 아이스크림 봉지를 만지작거린다. 십 년 후에도 반복되는 팔자걸음을 생각한다.
오늘은 제대로 감각할 수 없다. 사물을 바라보면 부끄럽다. 생각에 잠식되어 있다. 생각이 불편하다. 모든 생각이 거대해서 불편하다. 벽이 생각나서 무섭다.
나는 좀 더 건조해져야 한다.
태양 아래에서 그렇게 중얼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