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730(수)

by 기노

커피를 먹는다. 하루에 한 잔씩 먹는다. 무의식적으로 먹는다. 빨대로 검은 액체를 흡입한다. 산미도 없고 단맛도 없다. 그래도 이것은 커피다. 어느 순간 커피는 사라지고 없다. 빨대에서 이상한 소리가 난다. 빨대에서 아무 것도 없는 소리가 난다. 나는 시시해진다. 뚜껑을 열고 얼음을 먹는다. 얼음 알갱이가 축축하다. 얼음에는 모양이 있다. 입 안에는 모양이 없다. 시간이다. 나는 감흥이 없다. 밥 맛이 없다. 그러나 절대 사라지지 않는 것이 지금 내 손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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