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과의 비교는 끝이 없다
최근 유튜브 알고리즘에 이끌려 투자 관련 영상 하나를 보게 되었다. 게스트로 나온 재정 전문가는 20여 분 동안 노후 준비를 위한 투자 방법을 설명했다. 영상 말미에 사회자가 이렇게 마무리했다.
"이렇게 투자하면 남들보다 더 안정적인 노후 생활을 할 수 있다는 말씀이시군요."
1초 남짓한 이 짧은 한마디가 묘하게도 내 마음 깊숙이 불편함을 남겼다.
남을 기준으로 삼아야 느낄 수 있는 내 인생의 안정감이라니, 어딘가 이상하지 않은가?
나 자신은 내 삶의 기준이 될 수 없는 걸까?
미국에는 "Keeping up with the Joneses"라는 표현이 있다. 이를 우리말로 풀면 "옆집사는 존스네만큼은 해야지"라는 뜻으로, 이웃, 동료, 또는 사회적 집단과 자신을 비교하며 그들과 동등하거나 더 앞서기 위해 노력하는 행위를 말한다. 이는 주로 물질적인 소유, 생활 방식, 혹은 사회적 지위를 기준으로 이루어진다.
나는 인간이 사회적 동물이기에 사회적 비교와 외부의 인정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러한 요소들은 우리가 생존하고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원동력이 된다.
다만, 과도한 비교 중심의 사고와 뒤쳐질것에 대한 두려움은 인간을 불행하게 만든다. 언제나 그 어딘가에는 나보다 잘난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영원한 1등은 없다. 세계 10대 부자 순위만 봐도 그렇다. 작년 2023년 3월만 해도 세계 최대 사치재 제조사인 LVMH (루이비통 등)의 수장 베르나르 아르노가 세상에서 제일가는 부자였다. 그런데 지금 2024년 11월 기준 그는 세계 5번째 부자인 사람으로 나온다.
내 관점에서는 세계 1위 억만장자나 5위 억만장자나 다 부자다. 하지만 만약 이 재산 순위를 자신의 가치 기준으로 삼는다면, 내가 나를 바라보는 감정은 달라질 것이다. 1등에서 5등으로 떨어지다니. 얼마나 절망적이겠는가!
"남들보다 더 많이"를 기준으로 삼으면 "충분한 돈"이란 단어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충만함을 느끼지 못한다면 그게 과연 행복한 삶일까?
내가 금융 교육이 중요하다고 믿는 이유는,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자본을 보유하고 이를 운용할 줄 아는 능력이 필수 생존기술이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이 투자에 관심을 가지거나 좋아할 수는 없어도, 의식주를 챙길 수 있는 돈은 있어야하기 때문이다.
그치만 "얼마만큼의 돈이 필요한가?"는 사람마다 다 다르다. 통계청에서 나오는 수치는 도움이 되지만, 어떤 사람은 그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이 필요하고, 어떤 사람은 그보다 훨씬 덜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이 기준을 내 스스로 만들 수가 없으면 평생 더 많은 것을 위해 달려야하고, 더 얻지 못하면 불행해 질 것이다.
돈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나를 중심으로 한 기준이 필요진다. 그리고 그 기준은 돈으로 환산 할 수 없는 가치들을 필요로 한다.
이 책에서는 지난 몇 년간의 나의 경험과 이웃들이 가르쳐준 삶의 가치, 물질의 가치에 대해 이야기하려 한다. 그러면서 자기계발서에 대한 약간의 푸념도 슬쩍 섞을 것 같다.
사실 전혀 쓸 계획이 없던 이 책을 쓰게만든 20분짜리 유튜브 영상에 감사하며, 그 이야기를 시작해보려고 한다.
"'더 많이'(more)의 반대말는 '충분해'(enough)이다" - William Paul Young
작가의 말: 예, 위에 말한대로 전혀 예상치 못한 연재가 될 것 같습니다. 사실 제 다른 브런치 매거진 '미니멀 투자론'에는 금융 교육 외에도 이런 저런 이야기들이 두서 없이 담겨있는데, 돌이켜보면 당시의 저는 아마도 이 책을 통해 말하고 싶은 내용을 이미 쓰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필요하다면 기존에 쓴 글을 여기에 옮겨오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결과물이 어떻게 나올지는 저도 모르겠지만, 이 글을 쓰는 과정이 제 머릿속 생각들을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