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byss May 17. 2024

우리가 제일 잘하는 게 사랑이잖아

마미(Mommy, 2014)



제목만 보고 어떤 영화가 떠오르셨나요? 해당 문구는 자비에 돌란 감독의 2014년작, <마미>의 카피 문구입니다. <마미>는 평탄하지만은 않은 엄마와 아들 사이의 영화를 그린 영화로, 서로 끈질기게 미워하면서도 결국 사랑할 수밖에 없는 두 사람 사이의 관계를 세심하게 포착했습니다. 엄마와 딸의 관계라면 몰라도, 엄마와 아들의 애증을 그린 영화는 비교적 드물다는 점에서 <마미>는 조금 특별한 영화일지도 모릅니다.


 <마미>를 연출한 자비에 돌란은 그 '드문 시도'를 몇 번이나 반복했던 감독입니다. 배우로 필모그래피를 시작했지만 연출 데뷔작은 2009년의 <아이 킬드 마이 마더>입니다. 제목만 봐도 엄마와의 쉽지 않은 관계가 그려지죠? 자비에 돌란은 어린 나이에 데뷔해 25살의 나이에 최연소 칸 진출 기록을 세웠지만, 자신의 생애를 돌이켜 보는 작품들을 만드는 편입니다. 열여섯 살 때 쓴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열아홉 살 때 제작한 <아이 킬드 마이 마더>부터 이어지는 <하트비트>, <로렌스 애니웨이>, <탐엣더팜>, <마미>, 2019년작인 <마티아스와 막심>에 이르기까지 모두 자신의 삶과 정체성에 관련된 영화들을 만들어 왔습니다. 








먼저 감독에 대해 자세히 알아볼까요? 자비에 돌란은 <마미>에서 감독뿐만 아니라 여러 역할을 맡았습니다. 각본과 제작, 편집과 의상 등을 담당했네요. 과연 자비에 돌란이 없었다면 제작되기 어려운 영화였을 것 같습니다. 자비에 돌란은 89년생으로, 무척 어린 나이에 영화계에 뛰어들었기에 지금도 많지 않은 나이지만 벌써 은퇴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2023년 7월 기사에 따르면 한 인터뷰에서 "예술은 쓸모가 없고, 영화에 전념하는 것은 시간 낭비다"라고 말했다고 하네요. 그러나 인터뷰 이후 인스타그램에서 영화계를 떠나고 싶다는 발언은 아니었다며 인터뷰를 정정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일화들 역시 아직 속에 열망이 많은 아티스트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자비에 돌란 감독은 '화'가 돋보이는 영화를 만들기도 합니다. 그는 일이든 관계든 무언가에 대한 열정을 '화'라는 감정으로 승화하고자 한다고 합니다. 어린 나이에 데뷔해 그만큼 많은 찬사를 받았지만, 그를 향한 시선도 곱지만은 않았습니다. '천재가 아닌 스타'라는 평 역시 유명합니다. '스타일 과잉'이라는 꼬리표 역시 그를 오래 따라다녔습니다. 하지만 스타일이 세련됐고 멋있다는 게 왜 비판의 이유가 되는지 아직도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멋지고 독특한 스타일도 영화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방법에 맞게 고민한 흔적이 아닐까요?







또한 그의 영화를 보면, 게이로서 살아온 10대와 20대 시절 역시 순탄치 않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정체성의 문제든, 성격 차이이든 어머니와와도 적지 않은 트러블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한 인터뷰에서, 돌란은 '세상을 위해 영화를 만들지만 부모님께서 내 영화를 사랑해 줄 때 정말 행복하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그가 남긴 인상적인 말에서 영화에 대한 관점과 사랑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팔짱을 끼고 연간 400편의 영화를 보는 사람들에겐 관심이 없다. 길을 걷던 나를 멈춰 세우고, “당신의 영화를 보고 어머니께 전화를 드렸다”고 말해주는 사람들을 위해서 영화를 만든다. 영화를 보고 웃지도, 울지도 않는 사람들에겐 관심이 없다. 이 인터뷰만 봐도 그의 성격과 예술에 대한 시각을 조금은, 파악할 수 있습니다.








https://youtu.be/NeLDmNFxkOI

<마미>에 대해서 더 살펴보자면, <마미>는 특이하게도 1:1의 정사각형 비율로 구성된 영화입니다. 1:1의 화면비를 사용한 영화가 <마미>가 처음은 아니겠지만, 참신한 시도임은 분명합니다. 이미지에 보이는 남자는 ADHD를 앓고 있는 스티브입니다. 스티브의 어머니인 디안은 시설에서 돌아온 스티브와 함께 생활하게 되면서 여러 어려움에 부딪힙니다. 


<마미>는 매력적인 음악으로도 유명한데요. 오아시스의 Wonderwall을 비롯한 명곡들이 수도 없이 등장합니다. (이 노래가 등장하는 장면이 개인적인 하이라이트입니다.) 실제로 자비에 돌란은 이 영화를 만들 때 사람들이 좋아하는 곡을 선택하고 싶어 했다고 전해지네요.





* <마미>는 지금 시리즈온에서 1000원에 구매하여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