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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지성 Mar 29. 2024

04. 유혹하는 글쓰기

나는 이렇게 독자를 사로잡았다


나처럼 많은 소설책을 팔아먹은 사람은
글쓰기에 대하여 '뭔가' 할 말이 있을 것이라고 쉽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쉬운 답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다.
가령 샌더스 대령(케이에프씨)이 엄청난 양의 닭튀김을 팔아치웠지만 그 과정에 대해 알고 싶어 할 사람은 별로 없을 듯하다.
주제넘게 글쓰기에 대해 말하겠다고 나서려면 적어도 대중적인 성공보다 더 그럴듯한 이유가 있어야 할 것 같았다.
다시 말해, 이렇게 짤막한 책일망정 혹시라도 나중에 내가 무슨 문단의 허풍쟁이나 고상한 체하는 얼간이처럼 취급받고 싶지 않았다. 그런 책이나 작가라면 이미 세상에 숱하게 널려 있다.

  


 오늘 소개할 책은 <쇼생크 탈출>, <미저리>, <그것>의 원작자 스티븐 킹이 쓴 '유혹하는 글쓰기'다. 이 책을 보았을 때 놀란 것은 첫째, 2002년 출간된 후 1판이 444쇄 인쇄되었으며 2판도 10쇄나 출간된 책이라는 점, 둘째, 유혹하는 글쓰기에 대한 말 그대로 체계적인 가르침이나 자세한 설명이 없다는 점이다. 써 내려가면 플롯은 그냥 생긴다는 저자는 범접할 수 없는 '천재'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이 책은 스티븐 킹의 자서전이나 회고록이라고 할 법하다. 어떻게 성장했으며 작가로서, 소설가로서 어떻게 데뷔했는지, 성장했는지에 대해 정말 자세히 풀어쓴 이야기 책이기도 하다. 글을 쓰는 목적, 글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에 대한 마음가짐에 대해 덤덤하게 기술하고 있다. 결국 행복한 풍요로움을 느끼기 위해 글을 쓴다고 저자는 말하며 책을 마무리한다.


 저자는 글쓰기에 대해 체계적이게 설명하고 있지 않지만, 중간중간 글쓰기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여러분의 연장통은 적어도 4층은 되어야 한다. 물론 5층이나 6층짜리로 만들 수도 있겠지만, 그러다가 연장통이 너무 커지면 휴대할 수 없게 되어 연장통의 중요한 기능을 잃어버린다...

 자주 쓰는 연장들은 맨 위층에 넣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많이 쓰는 연장은 글쓰기의 연료라고 할 수 있는 낱말들이다. 이 경우에는 여러분이 이미 갖고 있는 것들만 잘 챙겨도 충분하다."


 "동사에는 능동태와 수동태 두 종류가 있다. 능동태는 문장의 주어가 어떤 행동을 하는 것이다. 반면에 수동태는 문장의 주어에게 어떤 행동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주어는 그저 당하고 있을 뿐이다. '수동태는 한사코 피해야 한다.' 이것은 나 혼자만의 주장이 아니다. <<문체요강>>에도 똑같은 충고가 나온다."


 "낱말들이 모여서 문장을 이룬다. 문장들이 모여서 문단을 이룬다. 때로는 문단들이 살아나서 숨을 쉬기 시작한다. 수술대 위에 있는 프랑켄슈타인의 괴물을 떠올려도 좋다. 이때 번갯불이 번쩍거린다. 그 번개는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낱말들이 모여 있는 하나의 소박한 문단에서 나온다. 그것은 여러분이 처음으로 쓰게 된 정말 훌륭한 문단일 수도 있다."


 "작가가 되고 싶다면 무엇보다 두 가지 일을 반드시 해야 한다. 많이 읽고 많이 쓰는 것이다. 이 두 가지를 슬쩍 피해 갈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지름길도 없다."


 "나는 일단 어떤 작품을 시작하면 부득이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도중에 멈추거나 속도를 늦추는 일이 없다. 날마다 꼬박꼬박 쓰지 않으면 마음속에서 등장인물들이 생기를 잃기 시작한다. 진짜 사람들이 아니라 등장인물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글쓰기의 목적은 돈을 벌거나 유명해지거나 데이트 상대를 구하거나 잠자리 파트너를 만나거나 친구를 사귀는 것이 아니다. 궁극적으로 글쓰기란 작품을 읽는 이들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아울러 작가 자신의 삶도 풍요롭게 해 준다. 글쓰기의 목적은 살아남고 이겨내고 일어서는 것이다. 행복해지는 것이다. 행복해지는 것. 이 책의 일부분은-어쩌면 너무 많은 부분이 - 내가 그런 사실을 깨닫게 된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많은 부분이 나보다 더 잘할 수 있는 방법을 설명한 내용이다."


그러나 문장에 대하여 묻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델리로나 업다크나 스타이런 같은 작가에게는 물어보지만
대중소설가에게는 묻지 않는다.
이제부터 나는 내가 창작을 하게 된 과정,
지금 내가 창작에 대해 알고 있는 것들,
그리고 창적의 방법 등에 대하여 말해보려고 한다.
이것은 내 본업에 대한 책이며 문장에 대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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