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장르에 통하는 강력한 글쓰기 전략
저자는 말한다. "팩트는 신성하다."
이 한 줄로 이 책을 설명할 수가 있다. 팩트는 신성하다.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유튜브에서부터 시작된다. 글쓰기를 잘해야 한다는 생각에 닥치는 대로 인풋(input)하던 때였다. '기자의 글쓰기'라는 책인데 절판됐단다. 절판됐지만 내용이 좋아 유튜브로 제작하게 됐고,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한다는 소개도 있었다. 궁금했다. 절판된 책과 기자가 쓴 글쓰기라는 게 대체 뭔가? 그러던 차 작년(2023년 8월)에 개정판이 출간됐다. 기다릴 것도 없었다. 바로 주문하고 읽기 시작했다.
작가는 말한다.
글은 만 가지 콘텐츠를 생산하는 근원이다. 글을 제조업 상품과 동일한 상품으로 규정하고, 글이라는 상품을 제작하는 과정이 글짓기라고 못 박는다. 무조건 잘 만들어야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글을 잘 만들 수 있는 것인가? 작가 서문에는 아래와 같이 표현되어 있다.
좋은 글을 쓰려면 글 기술이 좋아야 한다. 기초 기술이 좋아야 한다.
문체는 다음 얘기고, 자기가 원하는 주제를 적절한 소재를 통해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어야 좋은 글이 된다. 기술이 체화되면 문체는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
악마를 소환하는 글도 악마를 감동시킬 만큼 재미가 있어야 악마를 부를 수 있다.
글은 만 가지 콘텐츠가 자라나는 근원이다. 모든 콘텐츠는 글에 뿌리를 둔다.
복잡한 원칙은 원칙이 아니다. 원칙은 간단해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읽고, 체화하고, 팽개쳐라."라고 서문을 마무리한다.
본격적으로 글에 관한 세 가지 이야기로 풀어나간다. 본인만의 철칙이다.
첫째, 쉬워야 한다. 글은 무조건 쉬워야 한다. 글은 말을 글자로 옮긴 것이다. 말을 기록하면 글이 되고, 기록된 말이 바로 글이다. 말은 쉬워야 한다. 글은 말이다. 글도 쉬워야 한다. 무조건이다. 또한 작가는 '의'와 '것'을 쓰지 않았다.
둘째, 짧아야 한다. 짧은 단문으로 쓰면 문법적으로 틀릴 일이 별로 없고, 독자가 읽을 때 속도감이 생긴다. 리드미컬한 독서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작은 소리로 읽어보면 확연하다. 문장이 짧아야 리듬이 산다.
셋째, 글은 팩트(Fact)다. 구체적인 팩트가 몰입하게 하는 것이다. 주장은 팩트, 사실로 포장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렇듯 좋은 글이 가져야 할 세 가지로 '쉽고', '구체적이고', '짧아야'한다고 정의한다. 또한, 글은 독자를 위한 상품이라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고품질 상품으로써 갖춰야 할 특징이 고품질 글에도 있다고 설명한다. 쉽고, 짧고, 팩트가 적혀있고, (다른 글과 관점/표현이) 다르다는 점이다.
작가가 말하는 좋은 글이 가지는 일곱 가지 특징
1) 좋은 글은 팩트다.
2) 좋은 글은 구성이 있다.
3) 글의 힘은 첫 문장과 끝 문장에서 나온다.
4) 좋은 글은 리듬이 있다.
5) 좋은 글은 입말로 쓴다.
6) 좋은 글은 단순하다.
7) 좋은 글은 궁금함이 없다.
마지막으로 소리 내어 읽어 리듬을 찾고 보이지 않던 실수를 보완하라고 조언한다.
글은 글이 아니라 '상품'이라고 강조하는 작가는 글은 남에게 읽히기 위해 쓰며, 독자가 읽어줄 때 글이 된다고 강조한다. 상품이기 때문에 팔리지(읽히지) 않으면 무가치하다고 단언한다. 그래서 독자들이 읽을 수 있도록 디자인해야 한다.
1) 글을 상품이다. 2) 설계도 없는 상품은 없다. 3) 우리는 '설계도에 따라' 글을 '만든다'.
글은 또한 리듬 있는 문장과 구성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글은 문장으로 주장 또는 팩트를 전달하는 수단이다.
좋은 글은 리듬 있는 문장으로 팩트를 전달한다.
리듬 있는 문장은 입말로 쓴다.
리듬 있는 글을 쓰기 위해 강조한 것은 강약이다. 뺄 때와 숨길 때를 알아서 글을 써야 재미난 글을 쓸 수 있다고 한다. 한국말은 주로 세 글자와 네 글자로 구성돼 있는데 이를 활용해서 리듬을 갖추라고 말한다. 판소리를 이해하면 쉽다. 무조건 쓰고 초고를 고치면서 글자수를 조절하라는 것이다. 순서를 바꾸는 것도 방법이다. 문장 속 단어를 이리저리 바꾸면 더 읽기 쉬운 문장이 나오게 된다.
수식어를 절제하라고 강조한다. '딱', '어김없이', '벌떡' 같은 부사어는 필요가 없다. 독자들이 읽고 싶어 하는 사실은 주어와 술어뿐이다.
마찬가지로 '의'와 '것'자를 절제하라고 말한다. 문법적으로 틀리진 않지만 이상하게 남발하면 리듬이 끊어진다. 의와 것을 쓰지 않고도 표현할 수 있다. '것'보다는 '구체적인' 단어를 독자는 원한다. 다만 강조할 때는 쓴다.
글은 무조건 입말이다. '하였다'와 '했다'를 비교하면 말을 할 때 '했다'라고 하지 '하였다'라고 하지 않는다. '됐다'를 '되었다'로 쓸 이유도 없다. 읽을 때 더 맞는 표현을 고르면 된다.
리듬 있는 문장을 쓰려면 단문이 좋다고 강조한다. 짧은 문장이 좋다. 단문으로 쓰면 리듬을 만들기 쉽기 때문에 기본 원칙은 단문으로 써야 한다.
상투적인 표현-사비유(죽은 비유) 금지도 중요하다. '~해서 화제다', '불 보듯 뻔하다',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해서 감회가 새롭다'. '~해서 상기된 표정이다'. '~해서 진땀을 흘렸다'. '~해서 눈길을 끌었다'. '한편' 등은 사비유다. '절대' 쓰지 않는다.
또 팩트이야기다. 주장이 아니라 팩트를 쓰라고 강조한다. '옛날옛날'이 아니라 '서기 1821년 6월 7일'로, '두 시쯤'이 아니라 '2시 11분'으로, '20대 청년'이 아니라 '스물다섯 살 먹은 키 큰 대학 졸업생 김수미'라고 쓴다.
글의 구성요소인 내용과 형식도 언급한다. 내용은 100퍼센트 팩트로 채우고 재미가 있어야 읽힌다. 팩트가 충실해야 이에 근거한 주장이나 메시지를 호소력 있게 전달할 수 있다. 글의 구성도 A > B > C > D > E와 같이 문단이 연결되어야 한다.
또한, 글은 이야기이므로 복잡한 단어로 이야기하지 않아야 하며, 궁금한 점이 없어야 하며, 이야기 주인은 독자임을 명시해야 한다. 짧을수록 좋고 글은 단정적으로 쓴다. 글은 꾸밈없어야 한다. 어려운 글은 틀린 글이고 꾸밈이 많은 글도 틀린 글이다.
글은 설계이기 때문에 서론-본론-결론 이든 기-승-전-결로 나눠야 감동을 줄 수 있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퇴고에서는 소리 내어 읽어보라고 강조한다.
기술적으로는 내가 수식어를 얼마나 많이 뺐나, 뺄 수식어는 없나에 대해 집중적으로 점검한다. 내용적으로는 주제와 무관한 팩트는 없는가를 본다.
'기자의 글쓰기' 책은 팩트와 리듬을 강조하고 있다. 입말로 쓴 것이 글이며, 글이 말이라고 강조한다. 그렇기에 입말로 쓰고, 입말로 내뱉어서 자연스러운 말이 좋은 글이라고 말한다. 죽은 비유나 입말에서 어색한 그 어떤 것도 쓰지 말라 강조한다. 글을 상품이기 때문에 설계가 중요하고, 재미가 있어야 하기에 기-승-전-결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기자의 글쓰기'는 재밌다. 쑥쑥 읽힌다. 그리고 감동이 있다. 예시문이 많은 편인데 두 번째 읽었을 때 비로소 가치가 느껴졌다. 예시문 하나도 놓치지 않고 보면 좋다.
인상 깊은 글이 있어 옮겨 보고자 한다. 작가가 말한 팩트, 단순함, 리듬을 모두 갖춘 짧은 글이다.
아들(임순자)
나한테 태어나서 고생이 많았지
돈이 없으니까
집도 못 사주니까
다른 데 마음쓰느냐고
너를 엄청 많이 때렸다
화풀이해서 미안하다
엄마는
엄마는
마음이 많이 아프다
용서해다오
저 세상에서는 부자로 만나자
사랑한다
또 이 말밖에 줄 것이 없다
마무리 즈음에 궁금함이 생겼다. '의'와 '것'을 쓰지 말라고 했는데 제목은 '기자의 글쓰기'다. 왜 제목을 이렇게 지었나? 작가를 뵈면 여쭤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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