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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지성 Mar 15. 2024

00. 프롤로그 : 나의 글쓰기

글쓰기를 더 잘하고 싶다.

하루하루가 너무 빨리 흘러갔다. 뒤돌아보면 일주일은 그냥 지나가고, 또 돌아보면 한 달은 우습게 흘러갔다. 육아휴직 복귀일이 점점 다가오며 불안했다. 대체 뭘 했을까? 가정을 위해 집안일을 하고 아이를 케어하는 건 너무도 당연하지만 그 외에 무언가가 없었다. 가족을 위한 삶을 살았지만 나를 위한 삶은 없었다. 그러다 보니 시간은 더 빨리 흘러갔다. 시간을 잡고만 싶었다. 유튜브 보고, 책을 보고, 장을 보고, 집안일하며 흐르는 빠른 시간을 한 움큼 쥐어 잡고 싶었다. 생각했다. 흐르는 시간을 잡을 수 있는 게 뭘까? 무엇으로 이 순간을 잡아낼 수 있을까? 흘러 스쳐가는 이 시간, 이 생각, 이 느낌, 이 추억을 잡을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그래 그거다. 


"일단 쓰자!"



쓰기로 마음먹으니 어디에 쓸까 고민이 됐다. 주변을 보니 쓸 공간은 많았다. 일기에 적을 수도, 컴퓨터에 저장할 수도 있고, 블로그나 인스타그램, 페이스북이나 카페도 있었다. 그러다 우연하게 브런치를 알게 되었다. 


브런치라는 플랫폼을 알게 된 것은 작년 가을쯤이었다. 그간 얼마나 세상에 무심했는지 글쓰기 플랫폼이 있다는 것도 모르고 살았다. 블로그나 카페 같은 거겠지, 인스타나 유튜브랑 뭐가 다른 거지? 탐색에 탐색을 하며 지켜봤는데 이건 뭐지 싶었다. 이 많은 글을 사람들이 쓴다고? 아니, 이렇게 많은 글을 사람들이 읽는다고? 하루종일 일주일 내내 봐도 읽지 못하는 글들이 이렇게나 많다고? 정말 이렇게 사람들이 글을 쓴다고?


놀라웠다. 충격이었다. 글을 쓰는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다는 것과, 글이 이렇게나 많다는 것. 그리고 서로 호흡하며 격려하고 응원한다는 것. 매력적이었다. 참여하고 싶었다.




브런치에 가입하고 운이 좋게 작가 승인이 떨어졌다. 작년 10월 일이다. 호기롭게 육아 에세이로 시작했다. 브런치북이 뭔지, 브런치 매거진이 뭔지도 모르고 덜컥 브런치 북을 만들었다. 연재일을 지정하며 1주일에 한번 발행을 목표로 설정했다. 처음엔 순탄했다. 하루종일 영감이 떠오르기도 했다. 메모지나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며 메모하고 키워드를 저장했다. 사람들의 라이킷(♡)과 구독 알림이 뜨면 뛸 듯이 기뻤다. 사진도 첨부하고 다른 작가들도 구독하고, 글도 전보다 더 많이 읽었다. 연재일은 빠르게 다가오고 있었다. 글을 쓰는 시간은 더 늘어만 갔다. 그런데 어느 순간 멈췄다. "내 글이 왜 이렇지?"  "이런 글을 올리는 게 맞나?" 처음 의지와는 달리 내 글을 다시 본 나는 형편없다 생각했다. 보기도 부끄러웠다. 프로 선수가 즐비한 운동장에서 나 홀로 캐취볼 하는 아이 같았다. 뭔가 방법을 강구해야 했다. 이대로 회피하기는 싫었다. 도망치기는 더 싫었다. 부딪혀보고 싶었다. 방법을 차아야만 했다.


누군가 내 글을 읽어주는 건  그 사람의 시간을 산다는 것과 같다. 시간만큼 공평한 것은 없다. 흐르는 시간은 되돌리수도 없다. 시간은 그래서 소중하다. 내 시간도 소중한데, 하물며 내 글을 보러 온 사람의 시간은 무엇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소중한 것이다. 그 소중한 시간을 '내 글'을 보게 했으면 무어라도 안겨줘야 한다. 독자에 대한 부채의식이 있어야 한다. 글은 상품이고 무조건 잘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글쓰기에 대해 공부하기로 했다.


글쓰기에 관련된 책을 중점으로 읽었다. 무엇이든 그 분야를 알고 싶다면 10~15권 정도 책을 읽어야 그나마 명함을 내밀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도움 되는 정보도 있고 그렇지 않은 내용도 많았다. 내 것으로 취할 것은 취하고 참고하면 좋을 내용 위주로 정리해보려고 한다.



글은 내 생각을 정리하고, 객관화시키며 심신을 안정시켜 준다. 차분하게 전후관계를 파악할 수 있으며 팩트와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할 수 있게 해 준다. 덧없이 흐르던 시간을 움켜잡을 수 있게 하며 추억을 오래도록 기억하게 해 준다. 스쳐 지나간 상념은 더 이상 스쳐 지나가지 않고 기억되며, 함께하고 싶은 순간의 찰나는 글과 함께 되살아난다. 나를 표현하는 것은 나에게 더 다가가는 일이며, 오롯이 나를 보임으로써 남과 호흡하는 일이다. 글은 모든 콘텐츠의 근원이다. 글로 시작하지 않은 것은 없다. 모든 것은 글로 시작하고 글로 끝난다. 이 세상 모든 것이 그렇다. 글을 씀으로써 얻는 이로움이다. 그 이로움을 흠뻑 느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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