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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피 Sep 01. 2023

인도 '다람살라'

헬로, 마이프랜

인도의 북쪽에는 다람살라라는 도시가 있다. 히말라야 산맥의 한 그늘에 있는 캉그라 계곡에 위치해 있어 선선한 날씨와 아름다운 전경을 자랑한다. 다람살라의 상부에 위치한 맥그로드 간지는 티베트의 많은 인구와 영향력으로 인해 "작은 라사"라고도 불리며 인기가 많은 관광지역이다.

나에게도 다람살라 첫 방문의 감동이 있었다.

버스에서 내려 땅을 딛자마자 밀려오는 풀냄새, 오랜만에 느끼는 선선하고 건조한 바람에 기분이 한껏 들떠 종종걸음으로 여행자 거리로 향했다. 절벽에 마을이 형성된 느낌이다. 아직 새벽시간인데도 많은 사람들이 티베트의 전통 복장처럼 보이는 옷을 입고 가게를 열 준비에 한창이다. 손에 묵주 비슷한 것을 들고 사찰에 가는 사람들, 교복을 입고 학교에 가는 아이들도 보이는데 대부분이 동양인, 나와 비슷하게 생겼다. 비교적 깨끗한 거리의 곳곳에서 하얗고 동그란 빵을 파는데 구수한 냄새가 내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안녕하세요. 이거 빵인가요?”

“Yes, yes. 티벳탄 브레드예요. 방금 만들어 나왔으니 아직 따뜻해요. 먹어볼래요?”

아주머니께서 선뜻 먹기 좋게 뜯어 맛보라고 주신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쫄깃쫄깃 식감이 좋다. 맛은 우리나라 '뻥튀기' 랑 비슷해서 계속 먹고 싶은 맛. 버터에 구워 먹으면 딱이겠다. 거대한 배낭을 메고 길가에 서서 오물오물 맛을 음미하느라 바쁜데 누가 자꾸 말을 건다.




“안녕 내 친구, 아침 먹었어? 안 먹었으면 우리 레스토랑으로 와. 내가 이 빵으로 맛있는 아침 해줄게.”

원래 친했던 사람인 듯 거침없는 제안. 마침 어디든 들어갈 참이라 기분 좋게 따라가 보기로 한다.

“좋아! 가자!”

그는 아주머니께 있는 빵을 전부 사들고 내 배낭도 빼앗아 번쩍 들고는 앞장선다.


‘가지고 튀진 않겠지. 뭐 가져갈 것도 없긴 하다만.’


이번여행은 하루 종일 책만 읽고 쉬려는 일정이라 배낭에 책만 한가득 이었다. 무거워서 속도는 크게 못 낼 것이다.


“어디서 왔어? 중국? 일본? 이름이 뭐야?”

“내 이름은 송, 한국에서 왔어.”

“한국이 어디야?” (자주 듣는 질문 중 하나. 이때만 하더라도 외국인들이 한국을 많이 몰랐다)

“있어. 좋은 나라.”

“난 맥스야.”


맥스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걷는데, 행복하다. 상쾌한 공기에, 낯선 만큼 흥미로운 거리 풍경들, 사람들과 어우러진 자연, 거리에 가득 찬 맛있는 냄새. 이 모든 것들의 조화가 완벽했다.

Meclod ganj 거리
실제 카페의 모습은 아니지만 대부분 이런 식의 건물이다


JJI CAFE


맥스를 따라 들어간 카페의 전경에 또 한 번 눈물이 날 만큼 행복하다. 작은 식당이었는데 절벽을 향해 뚫려 있는 창 덕분에 햇살이 마구 들어온다. 가까이 가보니 뷰가 말할 수 없이 아름답다.


“인도 최고의 요리사가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토스트를 해주지.”      


여행 책을 뒤져보니 가수가 운영하는 카페로 'JJI Cafe'가 소개가 되어있다.

‘가수?’

“맥스! 너 가수야?”

“아, 나는 요리사고 이 가게 주인은 따로 있어. 걔들 가수 맞아.”


맥스는 쉬지 않고 말하면서 손은 바삐 움직이며 요리에도 거침이 없다. 여행을 해보니, 늘 맛있는 식당에는 남자 요리사가 있다. 주방은 여성의 일이라 여기는 우리 할아버지의 문화는 뒤집어져야 맞다고 생각하며 먼저 내어준 뜨끈한 짜이를 움켜쥐고 한 모금 쭉 마셨다. 쌀쌀한지 잔뜩 오그라든 어깨가 조금씩 펴지기 시작한다.


그는 곧 빵을 버터에 구워 오믈렛과 야채를 따로 볶아 한 상 뚝딱 차려주었다. 완벽한 아침이다.

     

맥스와의 우정, JJI Cafe 와의 소중한 추억이 이 날부터 시작되었다.       



사진 출처:http://unplas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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