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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피 Mar 18. 2024

어른의 인간관계 법칙

여전히 관계가 어려운 당신께

띠용상담 커뮤니티를 운영하며 분명히 알게 된 것은 나이와 성별을 막론하고 우리는 모두 관계가 힘들다는 것이다. 어른이라 불리는 나이가 되었지만 여전히 관계 때문에 힘들어하는 어느 직장인의 상담신청을 계기로 그간 해왔던 인간관계에 대한 상담일지를 정리해 보았다.


진화 심리학자들의 가설에 의하면 아주 먼 옛날, 인간이 사냥을 하고 먹고살던 시절. 아빠가 사냥터에 가고 엄마는 동생을 돌보는 가정의 모습에서 먼저 태어난 아이는 자신을 지키기 위해 또래집단과 생활할 수밖에 없었다. 친구 집단과 뭉쳐서 서로를 도와야 살아남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것이 지금까지도 청소년기 아이들이 그 누구보다 친구를 중요시하는 이유이다.


하지만, 어른이 되면 달라져야 한다.


심리학자들은 어른이 되어서도 청소년기와 비슷한 의존과 집착의 친구 관계를 보인다면 성장을 못했다고 가정한다. 내 주변의 몇 어르신은 인간관계에 지쳐서 대부분 끊어내고 관계 맺는 것을 피하며 사시는 분들이 더러 있다. 타인과의 관계에서 상처와 허무함이 있기 마련이지만 내가 보기엔 사실 이런 모습가운데 인생의 행복이란 없다. '혼자 살다가 혼자 가는 인생'이라며 친구관계의 불필요성에 대해 떠도는 말들, 부디 곧대로 따라가지 마시길 바란다. 청소년기와 같이 친구가 내 삶에 가장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꼭 필요하다.


어떻게 하면 인간관계속에서 행복할 수 있을까?


첫째로, 고독의 즐거움을 아는 사람이 되자.


외로움과 고독은 다르다. 생산의 시간은 고독에서 비롯되고, 소비의 시간은 외로움에서 시작된다. 내가 아는 인간관계의 달인들은 대부분 가끔 은둔하며 외로움을 타지 않는다. 예를 들어 같이 시간을 보낼 사람이 없다고 쓸쓸해하지도 않고 생일을 챙겨주는 사람이 없이도 우울하지 않다. 그들은 관계에 대해 아쉬울 것이 없다. 이상하게 이들의 삶에 친구로서 나의 존재감은 그다지 없어 보이지만 친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들은 오히려 관계에 있어 의존적이고 결핍이 있는 친구와는 부담스럽고 거리를 두고 싶어 한다.


내 삶에 집중하는 것이 먼저다.  


조금 어려워 보이지만 해낼 수 있을법한 일들을 소소하게 챙겨가며 내 삶을 즐겨보자. 무엇을 하면 내가 좋아할까, 즐거운가에 초점을 맞춘 삶. 성취감과 행복감이 잔잔하게 흐르는 삶이라면 남에게 가 있던 시선이 어느 순간 나에게 옮겨진다.


나는 20대 초반 인도여행에 가서 인간관계의 기대감이 굉장히 높은 사람이라는 것을 스스로 깨달았다.

일단 알고 나니, 고치기는 쉬웠다. 배낭여행을 하는 시간 혼자이긴 했지만 외롭지는 않았다. 간간히 만나는 친구들과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며 가볍지만 깊고 소중한 인간관계를 알았고, 하이킹, 요가, 독서 등 처음으로 오로지 내 삶에 집중하는 시간들을 가졌다.


'내가 이만큼 했는데 쟤는 반응이 왜 저럴까.'


늘 가지고 있던 고민들에서 해방되었고 스스로를 괴롭히지 않는 상태가 되었다. 점점 마음의 여유가 생기니 관계를 '내가 주는 관계'로 정의하게 되며 상대에 대한 기대감에서 해방될 수 있었다.


사람은 영적 동물이다. 진심은 다 통하기 마련이니 솔직 담백한 사람이 되길 소망하며 나를 먼저 단단히 세우자. 그 이후엔 특별히 뭘 하지 않아도 좋은 사람들이 다가와 자연스럽게 친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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