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혜피 Mar 11. 2024

'나'에 대해 잘 아시나요?

'나'라는 사람 알기


저는 되고 싶은 것도 없고
하고 싶은 것도 없는데
주변에서 자꾸 취업은 하라고 하고...
무기력해지기만 합니다. 잠도 안 와요.

제가 진짜 원하는 일을 어떻게 하면 알 수 있나요?




조급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로 운을 떼었다.


우리는 다들 목표를 정하는 일에 어려움을 겪는 시기가 있다. 심지어 40-50대에 가서도 방황하고 자주 길을 잃는다. 빨리 길을 찾기보다 자신에게 맞는 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성인이 되면 누구다 다 자신에 대해 잘 알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스스로를 아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지 않다.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을 찾아 했지만 막상 시작해 보니 자신의 성향과 너무 맞지 않는 길이었음을 뒤늦게 깨닫는 경우도 있고, 욕망에 따라서 단순히 하고 싶은 일에 집중하는 것 또한 나에게 맞는 선택이 아닐 수 있다.


그렇다면 나에 대해 어떻게 잘 알 수 있을까?


안데르센의 동화 '미운아기오리' 이야기속 오리의 삶을 보면, 태어날 때부터 남들과 다른 외모 때문에 괴롭힘과 따돌림을 당하는 외로운 시절이 있었다. 오리는 자주 자기의 모습에 절망하고 자책하며 저 멀리 날아가는 백조를 부러워하기도 한다. 그런데 오리는 절망하는 것에서 멈추지 않았다. 그는 스스로 자신을 외롭게 하는 '오리농장'에서 도망쳐 나와 좋아하는 것, 기분이 좋은 일들에 집중한다.


우리는 '나'에 대해 너무 깊이 생각한다.


예전 솔루션 글 중 인간은 이해하는 존재가 아닌 받아줘야 하는 존재임을 이야기 한 적 있다. 사람의 깊은 곳에는 사실 아름다운 것이 없다는 말에 동의한다. 나도 상대만큼 부족한지라 서로의 내면 깊은 곳까지 이해하기란 벅찬 것이다. 아무리 괜찮은 사람이라고 해도 그 사람에 대해 너무 깊이 알다 보면 실망스러운 부분이 보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우리는 나 자신을 바라볼  당연히 아주 깊은 것들까지 포함해서 해석한다. 나에게도 마찬가지로 더 깊게 오래 생각할수록 실망할 수밖에 없다. 심리학자 가토다이조는 자신의 저서에 우리 스스로에 대한 생각에 빠질수록 자존감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는 연구결과에 대해 설명했다.

우리는 남이든 나 자신이든 아름다워 보이는 그 적정 거리에서 바라볼 줄 알아야 한다. 또 제대로 아름답게 보기 위해서는 여러 각도로 나를 바라보아야 함이 필요하다.


나 또한 한 번에 나를 잘 알아서 적성을 찾은 것이 아니다. 나는 음악을 전공하였지만 단기 아르바이트 경험을 통하여 가르침의 길을 가고 있다. 아이들을 가르치려면 일단 그들과 잘 놀아야 하는데 그 부분에서 나와 잘 맞다. 눈높이에 맞춰 놀아주는 것도 아니었고 실제로 학생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에 즐거움을 느끼는 나를 발견했을 때는 적지 않게 당황했다. 무대에서 노래를 하고 싶었지만 막상 무대에 서면 도망치고 싶었다. 그렇게 못하는 것들을 알게되고 안 되겠는 것을 지우다 보니 지금의 내가 된 것이다. 처음부터 글을 썼던 것도 아니다. 무엇이든 그냥 해보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다.


미운 아기 오리가 평생을 자라온 농장을 도망 나온다는 것이 쉬웠을까. 그 여정 속에는 죽음의 문턱까지 가는 위기의 사건도 있었을 것이다. 이 모든 여정을 견뎌냈기 때문에 끝내 미운 아기 오리는 자신의 진짜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기회가 왔을 때 해볼 만하다 싶으면 깊이 생각하지 말고 그냥 해 보는 것이다.

그리고 그 경험에 반응하는 나 자신을 관찰하며 데이터를 쌓아가는 것.


경험은 '열린 마음'이다. 내가 주변인들에게 경험을 많이 해보라고 조언을 하면 하나같이 여행이나 사업, 이직, 어학연수 등을 떠올린다. 그러나 나는 경험을 어떤 결정보다는 삶의 태도라고 말하고 싶다.


새로운 경험에 열린 마음으로 시도해 보는 삶의 태도.



"이번에 피아노 클래식 공연 있던데 한번 가볼래?"

"흠, 나 클래식은 잘 모르겠던데 그래도 한번 가볼까?"


새로운 경험에 열려 있는 태도를 가지면 인생의 새로운 기회도 생길 것이다. 당장 그것이 나에게 이익이 안 된다고 해서 경험해 보지도 않은 채 시간낭비라고 단언하는 것은 성장할 기회를 잃는 것이다. 사소한 경험들이 모두 데이터가 되고 소중한 나의 인생을 이끌어가는데 좋은 자양분이 된다.


일상의 다양한 여정에 충실한 여러 경험들이 단단한 나를 만들어 갈 것이다. Just do it!


 

이전 07화 내가 여행하는 3가지 이유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