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따금씩 차가운 맨 발로 죽음의 바다에 발을 내놓습니다. 바다의 내부는 놀랍도록 차갑고, 고요합니다. 바다는 그 깊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깊고 더 깊습니다. 영원히 가라앉을 것처럼, 파란색과 검은색을 띠고 있습니다. 이 한기는 누구의 것이며, 이 깊이는 누구에 의한 것입니까. 이 바다는 그렇습니다.
나도 언젠가 저 바다에 뛰어들어야 함을 알고 있습니다. 그저 그 뛰어들어야 할 순간이 최대한 빨리 오기를 조용히 바랄 뿐입니다. 나는 지금이라도 뛰어들 수 있지만, 그럴 수 없습니다. 지금 뛰어들기엔 세상은 지나치게 아름답습니다. 발의 맨 끝이 닿았을 때, 세상의 아름다움을 보고 나는 또 절망하며 발끝을 도로 거둡니다.
세상의 치부는 내가 죽으려 하는 순간 완벽하게 숨겨집니다. 아직 살고 싶은 마음을 끓어오르게 만듭니다. 바다가 너무 깊습니다. 물이 아직 차갑습니다. 여름이 오면 가겠습니다. 바닷물이 메마르고 따듯해지면 다시 가겠습니다. 나는 또 약속합니다. 지켜지지 못할 약속임을 알면서도.
여전히 바다는 나를 기다립니다. 입을 커다랗게 벌린 채로, 목구멍을 활짝 열고. 끈적한 침이 입 안에서 메말라 버석거리는데도.
나는 다시 약속합니다. 여름이 오면 가겠습니다. 잃을 것이 없을 때 우리 다시 만납시다. 바다는 여전히 고요합니다. 고개를 끄덕이지 않습니다. 그저 물끄러미 나를 바라보며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