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첫째아이는 봄, 둘째아이는 가을에 태어났다.
첫째 아이 임신 때
출산이 점점 가까워지며 시어머니께 예정일을 다시 언급을 했다.
“ 어머니- 5월 00일이 첫째 출산 예정일인거 기억하고 계시죠?”
“ 워메워메. 5월이라고야.”
“ 네- 따듯할 때 태어나서 다행인 것 같아요.”
“ 워메- 그 때 시골은 겁나 바쁠 때인디. 왜 하필 그 때 태어난다냐.”
둘째 임신 때 일이다.
“ 둘째는 몇월에 나온다냐”
“ 9월 00일이 둘째 출산 예정일이에요. 여름 지나고 선선할 때라 다행이에요.”
“ 워메워메. 그 때는 추수때문에 징하게 바쁠 때인디. 날을 잘못잡았다. 아이고”
출산을 농사일 기준에 맞춰 할 수는 없잖아요ㅠㅠ
둘째 아이 돌을 앞두고 어떻게 첫돌을 치를 것인지 고민을 했다.
첫째 때는 돌잔치를 했지만, 연년생이기도 하니 둘째는 그냥 소소히 가족들만 모여 식사를 하기로 했고 그 소식을 어머님께도 전해드렸다.
“ 어머니, 9월 0일 둘째 첫돌이라 근처 음식점에서 식구들끼리 모여서 식사하려구요.”
“ 오메. 9월이면 추수하느라 바쁜디. 차라리 겨울에 하면 안되겄냐?”
“ 어머니… 첫돌인데 농사일이 바쁘다고 지나서 챙기기는 좀 그렇네요…”
아이 첫돌이라 서운함을 표현하니 어머니는 일단 알겠다고 하시며 전화를 끊으셨다.
둘째 첫돌을 위해 시댁과 멀지 않은 곳에 있는 한정식 집을 예약했다.
소규모 돌잔치를 많이 하는 곳이라 거의 예약이 차있었지만, 운 좋게 원하는 날 한타임이 비워져 있었고 그 날에 무사히 예약을 할 수 있었다.
둘째 첫돌이 일주일 남은 시점에 어머님께 전화가 왔다.
“ 너거 둘째 첫돌 때 밥 먹는거 말이다. 그거 며칠만 미루자.”
“ 네? 갑자기 왜요? 무슨 일 있으세요?”
“ 우리 막둥이가(막내서방님) 그 날 치과에 간단다. 그럼 못 올거 아니냐. 긍께 다음으로 미루자.”
옆에 있던 남편이 통화내용을 듣다가(스피커폰) 내 전화를 뺏어들었다.
“ 엄마!! 그 날이 막둥이 생일이여? 우리 애기 생일이지? 엄마 생각이 있소. 없소! 진짜 너무 한거 아니여?”
하지만 계속해서 막내서방님이 못 오시니 미루자고 만 하시는 어머님의 말에 화가 난 남편은 결국 음식점 예약한 걸 취소했고, 결국 둘째아이 첫돌은 우리 가족과 친정식구들만 모여 식사를 했다.
그 날 이후, 지금까지 남편은 둘째아이 돌잔치를 제대로 해주지 못 한게 제일 한이 된다고 했다.
나 역시도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