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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둘희 Apr 24. 2024

시어머니와 며느리

9.


첫째딸 토토의 돌이 지났다.


첫째딸 토토는 다른 건 몰라도 두상은 정말 예쁘다.

이마도 예쁘게 볼록했고, 뒤통수도 동글 동글 예뻤다.


한날 시댁에서 첫째가 재롱을 피우며 놀고 있었다.


안 그래도 늘 첫째에게 남자아이처럼 생겼다, 못 생겼다하셔서 어머니께 서운했는데, 이 날은 또 예쁘디 예쁜 첫째아이의 뒤통수를 지적하셨다.


“ 우리 아들 뒷통수를 닮았으면 납작허니 이뻤을 것인디. 야는 뒤통수가 볼록해야.”


“ 어머니, 무슨 말씀이세요- 요즘은 납작한 뒤통수가 예쁜게 아니라, 이렇게 동글동글한 두상이 이쁜거에요.”


“ 깔깔-(웃음소리) 야가 무슨 소리한다냐잉. 어째 두상이 동그란 게 이쁘데! 우리 아들처럼 납작해야 이쁜거지!”


하- 납작한 두상이 예쁜 것이든, 아니든.

어머님 손녀 아닌가요?…ㅠㅠ 이 말이 목구멍까지 차올라왔지만, 차마 입 밖으로 내뱉을 수는 없었다.



어머니 눈에 당신 아들이 최고 멋진 것처럼

저희 딸도 내꺼 중에 최고랍니다ㅠㅠ






남편과 난 나이 차이가 많이 난다.

띠동갑을 넘어 14세 차이가 난다.


남편이 동안은 아니다.

특히 결혼 후 나 때문에 고생을 많이해서인지, 농사일이며 회사일이 많아서인지, 눈이 나빠 인상을 많이 찌푸렸었던 탓인지, 아무튼 주름이 많은 편이라 안타깝게도… 동안 축에 속하지 못 한다.



그래서 남편과 백화점에 쇼핑 갔었을 때, 병원에 내 보호자로 왔을 때라든지, 종종 나와 남편을 보고 딸과 아빠로 보는 경우도 있었다.(첫사랑에 성공한 젊은 아빠 쯤으로 본 듯 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우리는 어딜가나 돈 많은 삼촌뻘 되는 아저씨와 만나는 불륜커플로 자주 오해 받곤 한다.


남편도 이젠 주름이 가장 신경 쓰이는 부분이라며 나이 50이 넘어서야 주름관리를 시작했다. :)




어느날 주말이 되어 시댁에 가게 됐고, 시어머니께서 먼저 와계셨던 막내서방님께 얘기하셨다.


“ 우리 아들이 젊게 생겨서 그런지, 며느리랑 그렇게 차이가 안나보여야잉. 꼭 둘이 동갑처럼 보인다. 안 그냐잉.”


그 때 막내서방님이 버럭 하셨다.


“ 엄마, 뭔소리여! 누가 봐도 나이차이 겁나 나보이는구만! 눈에 콩깍지 좀 떼랑께!”



막내서방님- 땡큐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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