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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관돌 May 27. 2024

기다려라! 하우스푸어야!나도 곧 합류예약!읔..

아니... 어쩌면 벌써 합류했는데...나만 모르는건가?

3~4년 뒤에 멋들어지게 쭉쭉 올라가 있는 미래의 나의 집을 꿈꾸며 원주에서의 생활이 시작되었다.

아무런 연고도 없는 도시이기에 누군가에게 얹혀살만한 거처도 물론 없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회사에서 원거리 근무자에게는 사택이 제공되기에 발령 공문이 뜨고 제일 먼저 한 일이

사택 예약이었다. 그나마 7월 발령이라 연초보다는 이동하는 인원이 그리 많지 않아 생각보다 사택은 여유가 있었다. 군 제대 이후로 다른 사람들과 한 공간에서 지내는 일은 오랜만이었다.

그나마 사택은 넓은 평수의 아파트에 방 3개, 화장실 2개가 있는 곳이라 혼자서 지낼 수 있는 개인 공간은

충분히 보장되었다.

'휴~ 다행이다. 그런데 여기 오래 머물지는 못할 것 같다.'

왜냐하면 이 전에 살던 곳이 18평 정도의 아파트였는데, 혼자 살았지만 짐이 한가득이었다.

그 짐을 다 버리고 올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래서 사택에서 임시로 잠시 살다가 방을 알아볼 계획이었다.

이 또한 회사의 도움이 없이는 불가능했다.

솔직히 원주로 오면서 현재 회사의 복지를 실제적으로 경험한 것 같았다.

만약 사택이 없었다면 며칠 동안은 모텔이든 어디든 간에 전전긍긍하며 지내야 했을게 뻔했으니...

그리고 또 하나의 복지!

원거리 근무자에게는 전세자금을 최대 5년간 지원해주고 있었다.

이것 또한 없었더라면, 은행에 가서 분명 대출을 받았어야 했다. 아니면 불편하더라도 사택에서 살 수밖에

없었다. 어쨌든 회사의 복지를 이렇게 직접적이고, 적극적으로 이용해 본 건 원주에서 처음인 듯했다.


그런데 사람이라는 게 참 웃기고 간사한 게...

처음에는 전세자금을 대출해 준 부분이 큰 복지로 여기고 고맙게 느껴졌지만, 막상 집을 구하러 알아보러

다니는 동안에는...

'에휴... 기왕 대출해 주는 거 좀 더 해주지...' 라며 불평을 늘어놓는 내 모습을 발견하기도 했다.

정말 스스로도 간사하다는 생각이 든 순간이기도 했다.^^;;


사실 이곳은 정부의 시책으로 다수의 공공기관이 옮겨왔다.

대다수의 공공기관은 인사발령 시즌이 비슷하다. 우리 회사는 1월, 7월이 발령 시즌이다.

부동산 사장님들은 정보가 엄청 빠른 편인 듯했다. 이 시즌만 되면 인근의 전세가격은 회사의 전세자금에

최대한 맞춰져 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다시 전세 보증금은 떨어진다.

그래서 좀 여유가 있다면 방을 바로 구하기보다는 시간을 두고 구하는 것이 금액적인 부분에서 아낄 수 있다는 얘기를 들은 적도 있다.


어쨌든, 주말에 원주에 도착하고 제일 먼저 찾아간 곳이 회사 앞 부동산이었다.

"혹시 ㅇㅇ공단 인근에 전세 좀 구할 수 있을까요?"

"아! ㅇㅇ공단으로 이번에 발령 오셨나 봐요?"

"네..."

"이제 방 구하러 오는 사람들 많을 텐데... 일찍 잘 오셨네요!"

"언제 입주 가능하세요?"

"아... 회사에서 한 달 후쯤 돈이 나올 것 같은데... 혹시 그전에 방을 먼저 볼 수 있을까요?"

"네! 당연하죠. 거기에 맞춰서 한 번 같이 보러 가세요!"

그렇게 원주에 도착하자마자 사택에 들어가기 전부터 방을 알아보러 다녔다.


부동산 사장님과 다니면서 원주 아파트 시세가 궁금해 물어봤다.

그 당시 나에게 제일 큰 관심사였기에...

그런데 생각보다 원주 매물가는 비싸지 않은 듯했다. 분양받은 아파트 평수와 같은 평수임에도 불구하고

금액 차이가 꽤 차이가 나는 편이었다.

'우와! 뭐지? 차라리 그 돈이면 더 큰 평수를 살 수 있었네?'

'하긴... 광역시와 시는 당연히 차이가 있는 거겠지?'

그냥 혼자 스스로 위안을 했다.


부동산 사장님이 3~4 곳의 집을 보여주셨다.

솔직히 좋은 집을 구할 생각은 크지 않았다. 그냥 최대한 내 돈이 나가지 않는 범위에서의 집을 구하길 원했던

것이었다. 전세자금으로 보증금을 충당할 수 있는 그런 집...

그런데 앞에서도 얘기했듯이 이맘때 즈음에는 전셋값이 최대치로 올라가 있는 상황이었기에...

이미 인근의 전세가격은 회사에서 나오는 보증금이 최저 가격으로 형성되어 있었다.

어쩔 수 없이 내 돈을 더 보태야 될 판이었다.

'그래... 어차피 보증금이니깐... 다음에 나갈 때 고스란히 돌려받을 수 있으니 어쩔 수 없지...'

그렇게 해서 현재 살고 있는 아파트를 계약하게 되었고, 3년째 거주하고 있는 중이다.


처음 계획은 전세를 들어가고 나서 월급의 절반 이상은 모을 생각이었다.

혼자 살고 있고, 돈 관리 또한 스스로 하고 있기에 충분히 통제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돈은 생각보다 많이 모아지지 않았다.

왜냐하면, 혼자 산다고 해서 돈을 전혀 안 쓸 수도 없는 노릇이고...

이 전에도 혼자서 지내왔었다. 다만 달라진 건 사는 지역만 바뀌었을 뿐이었다.


매달 고정적인 지출은 정해져 있었다.

보험료, 관리비, 휴대폰 요금... 그리고 저축...

저축을 월급의 절반 이상을 모아야 된다고 하는데 솔직히 그러지 못했다.

이 부분은 항상 시간이 지나면 후회되는 부분이다.

'왜 그때 좀 더 아끼지 못했을까?'

'조금만 허리띠를 바짝 졸라맸으면 어땠을까?'

이런 후회가 들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돈을 흥청망청 써 온 것도 아니었다.


꾸준히 저축도 해왔고, 한 달 카드사용을 통제하기도 해 보았다. 아니 지금도 하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혼자서 돈을 모으는 부분은 분명 한계가 있는 것 같다.

만약 결혼을 해서 두 사람이 모은다면...

한 사람의 월급을 고스란히 저축으로 돌리고, 나머지 사람의 월급으로 생활비를 충당해 나간다면...

적잖은 돈이 모였을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이건 지금 내 현실에서 불가능한 일임을 알고 있기에 가능한 부분에서 최대한 모아 왔다.


계산을 해보면 현재까지 모은 돈과 앞으로 입주 전까지 모을 수 있는 돈을 합해도 겨우 중도금 이자를

갚을 정도일 것 같다. 나머지 잔금 대출에 대해서는 현재로선 정확한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주위 사람들을 보면 주식이나 비트코인에 투자를 잘해서 큰돈을 벌었다는 소식도 종종 듣기도 했다.

그러나 이 역시도 시드머니가 있어야 가능한 것 같았다.

백만 원, 이백만 원 정도의 투자금으로는 충분히 원하는 금액을 얻을 수는 없는 것 같았다.

그래서 어리숙하지만 계속 은행에 저축하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다.

투자할 자금이 없기도 하지만, 만에 하나라도 현재 있는 돈에서 더 손해를 보게 된다면 정말 답이 없다는

생각에... 간이 콩알만 해서 투자, 투기에는 쉽게 손을 대지 못하는 편이다.


가만히 생각해 봐도 월급의 절반 이상은 저축과 보험료, 그리고 현재 좀 남아있는 대출을 갚는 데 사용하고

있는 편이다. 이렇게 보니 억울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

왜냐하면 돈을 펑펑 사용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수중에는 큰돈이 모이지 않는 걸 보면...

돈을 모으는 방법을 잘 몰라서 그런 것 같다.


우스갯소리지만, 평소에는 결혼에 대한 생각이 크게 없는 편이지만...

아파트 입주를 생각하면 가끔씩 '지금이라도 결혼을 했으면 좋겠네...'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물론, 금전적인 여유가 있는 사람과 할 수 있다는 전제하에...

그만큼 돈에 대한 압박이 은연중에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


이제 사전점검까지 3~4개월이 남은 듯하다.

그때 즈음이면, 아파트 입구에 은행들이 즐비하게 늘어서있다고 한다.

서로 고객을 모셔가기 위해서...

DSR 몇 % 적용 가능. 대출은 얼마 가능... 이런 부분도 이 시기에 명확히 알 수 있다고 한다.

아파트 시세도...

최대한 아파트 시세가 높게 나왔으면 하는 게 솔직한 바람이다.

요즘 지속적으로 하락가를 치고 있는 추세를 보면 이건 꿈일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나만의 방법인 저축과 소액의 주식투자 등으로 해서 계속 조금조금씩 돈은 모으고 있지만...

분명 부족한 게 사실이다.

앞으로 다가 올 은행 대출이 어쩌면 나에겐 한 줄기 희망이 될 수 있다.


연료가 거의 다 떨어진 자동차 한 대가 고속도로를 달리는 중에 극적으로 휴게소를 발견한 것처럼...

글을 적다 보니 스스로를 돌아보며 반성하는 시간도 가져보게 된다.

'진짜 이렇게 무계획적이고 대책 없이 집을 가질 생각을 했단 말이야?'

'너 참 대단하다!!!'라는 말 밖엔 떠오르지 않는다.


자가...

지금도 누군가에게는 자가 마련이 꿈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청약이 당첨된 나를 부러워하는 사람들도 주변에 꽤 있는 것 같다.

분명 좋은 점도 있다.

내 집을 마련해놨다고 한 번 정도 어깨를 으쓱해볼 수 있으니깐....

그런데 현실은 진짜 녹록지 않다는 점...


영끌족... 하우스푸어...

더 이상 남의 얘기가 아니라는 것을 점점 몸소 체험하게 되니 어떠한 공포영화보다 더 무섭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혹여나... 자가 마련을 위해 아파트 청약을 넣으려고 하는 분이 계시다면...

꼭!!! 꼭!!!

자금 계획은 사전에 철저히 하시라는 당부 아닌 당부를 드리고 싶다!


다음 회차에 계속 이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생각만큼 준비된 계획이 없어서 그런지... 정보 제공이라는 목적이 취지가 점점 무색해지고 있는 것

같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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