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가득 한 날
나무에 앉은 새 한 마리
몸집이 크고 늠름하다
미국에서 자주 보던
붉은꼬리매가 우리동네에도
드디어 온 것일까
일 년 사이 비둘기가 점령하고만
동네, 매가 새들의 질서를
지켜주길 바라고 바랐다
미국 매는 다람쥐 사냥꾼
한국 매가 그보다 못할 리 없지!
기대와 반가움은
줌 당기는 몇 초 사이에
실망과 허탈함
동네 제왕이 되어버린 비둘기
높은 곳에 앉아 자태를 뽐낼 여유도 있는
너를 못 알아봤다. 아니 알아보고 싶지 않았다.
오늘도 매를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