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애를 괴롭힌다???

기세를 키워주세요!

by 엄마다람쥐

한국 학교든 미국 학교든 사람 있는 곳에 일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우리 애한테는 안 일어나겠지!'가 아니라 벌어질 것이라고 생각하시고, 아이도 부모님도 준비를 하시면 좋겠습니다


언어폭력
신체폭력


휴대폰과 인터넷을 많이 사용한다면 사이버폭력까지 고려해야겠지만, 1년간 관찰해 본 결과 휴대폰 소지 및 사용이 우리나라에 비해 현저히 낮습니다. 5학년 아이 반에는 휴대폰 있는 아이가 점점 늘어났지만 교장선생님의 "교내 휴대폰 사용 금지령" 이후 학교에서는 꺼내지 않았습니다. 1학년 아이 반은 학기 초에 아무도 없었는데 학기말이 될수록 워치 종류로 두 명 정도 차기 시작했습니다.


출처 : https://northlandchildpsychiatry.com


너희들에 대해 궁금해할 거야

우리나라 학교에 외국인이 한 두 명 있다고 생각해 보세요. 아이들이 얼마나 궁금할지 상상되시지요? 저 아이는 어떤 말을 할까, 어떤 걸 좋아할까, 내가 이런 말을 하면 저 애는 어떻게 대답할까 등등 모두의 관심을 받습니다.


이제 미국 학교에 다니는 우리 아이들의 차례입니다. 아시안이 적든 많든, 일단 처음 보는 학생이고, 영어를 하는지 못하는지 궁금할 수밖에 없습니다. 놀려보기도 하고, 건드려보기도 하고, 그야말로 호기심 대상이 되는 셈입니다.


당당한 태도! 강한 기세!


영어보다 더 중요한 건 아이들의 기세입니다. 어떤 식으로 궁금해할지 알고 있으면 당황하지 않고 대처할 수 있습니다. 한국에 대해 궁금해하며 긍정적인 호기심이면 한없이 좋겠지만 정 반대의 상황, 아이들의 기싸움일 경우도 많습니다. 이에 대해 대처할 방법을 알고 있으면 새로운 상황에 대한 불안감이 줄어들고, 더 자신감 있게 지낼 수 있습니다.




1. 언어폭력

1-1. 욕설

영어 욕을 애들한테 미리 알려줬습니다. F*ck, F*cking, Damn it, Son of a bitch 등을 듣게 되면 바로 선생님께 말씀드리라고 하면서요. 우리나라 애들도 고학년 될수록 욕을 많이 하는데 미국도 비슷합니다.


평소에 말 끝마다 욕을 붙여서 쓰는 경우도 많은데, 아이를 향해서 하는 건 참지 말고 소리 크게 외쳐야 합니다. 용기가 필요해요!


What?
What did you say?
Say sorry!


세 문장 다 할 필요 없습니다. "What?" 한 마디 크게 소리쳐서 욕한 아이에게 욕을 알아듣는다는 걸 알려주어야 합니다. 알아듣나 못 알아듣나 한 번 해보는 거거든요.


욕을 들으면 담임 선생님께도 즉각 알려야 합니다. 선생님도 이 상황을 알고 계셔야 상대 학생을 지도할 때 참고하시니까요. 고학년일 경우 행동이 바뀌는 게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선생님께 알리고, 부모님께 알려야만 이 상황에 대해 자세히 알고, 추후 교장선생님께 도움을 요청할 수도 있습니다.


1-2. 칭챙총

아시안을 비하하는 '칭챙총', 참지 말고 선생님과 부모님께 말씀드리도록 해야 합니다.



2. 신체폭력

매일 아침 운동장 조회처럼 야외 테이블에서 모닝 어셈블리 시간을 가졌습니다. 교장, 교감선생님께서 "손은 자기 몸을 향하게!"라는 말을 강조하셨어요.


다른 사람 몸을 함부로 만지면 당연히 안되고 스치는 것도, 너무 가까이 가는 것도 상대가 불쾌할 수 있기 때문에 하지 말라고 합니다. "친구가 너 좋아서 그런 거야." 이런 말은 통하지 않습니다.


장난식으로 툭툭 치는 것, 신체폭력입니다. 이마 위에 손가락으로 L 모양 하는 것은 "너는 Loser야" 이는 실패자 그 이상의 비난하는 말이므로 폭력입니다. 내 물건을 마음대로 사용하거나 망가뜨리는 것 역시 폭력입니다.


너도 저런 행동을 하면 안 돼.
근데 누가 너한테 이런 말이나 행동을 하면
당당하고 크게 외쳐!
Stop it!


길게 말할 것 없습니다. "Stop it!"만 해도 상대가 주춤할 거거든요. 역시 알아듣냐, 못 알아듣냐가 관건입니다. 영어 말하기가 잘 안돼도 괜찮습니다. 영어 듣기가 훨씬 중요합니다. 영어 영상 시청 등으로 귀만 뚫려와도 미국 학교 적응하기 수월합니다.



5학년 큰 아이에게 학기 초에 온갖 관심과 시선이 몰렸었는데, 남학생들의 기싸움이 느껴졌습니다. 아이를 보는 애들마다 영어 할 수 있냐고 물어보더래요.


Can you speak English?


저 말을 물어봄과 동시에 판단하는 거였겠죠? 말을 알아듣나 못 알아듣나 보자, 대답을 하나 못하나 보자 하면서요. 목소리 크게 "I can speak English!" 한마디만 해도 애들이 깜짝 놀랐다고 해요. 마치 백인이 "안녕하세요" 우리말로 할 때 우리가 놀래는 거랑 비슷하게요. 당당하고 크게 외칠 수 있는 목소리가 가장 중요합니다.



일이 생겼을 때!

담임 선생님께 이메일로 사안 알리기


저희 아이들도 몇 가지 일이 있었습니다.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범위가 넘어선 것은 선생님께 구체적으로 이메일로 말씀드렸습니다. 미국은 말로 하는 것보다 이메일로 전해야 합니다. 문서화되기 때문에 쉽게 무시할 수 없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애쓰기 때문입니다.


한 아이가 아이의 간식을 허락도 없이 가져가서 먹어버린 일이 있어서 이메일을 한 번 썼었고, 그 후 같은 아이의 언어, 신체 폭력이 이어져서 장문의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1. 언어폭력

상대 아이는 아시안계 짝꿍이었습니다. 쉬는 시간에 남자아이들이 다 같이 공놀이를 하는데 조용한 말로 옆에 있는 아이들에게 "저 애한테 공 주지 마. 못 하게 막자." 하며 따돌리기 시작했다고 해요. 어떻게 해도 공놀이에 낄 수 없어서 아이는 일주일간 힘들었다고 합니다.


2. 신체폭력

아이의 크롬북을 못 쓰게 자꾸 전원을 끄는 행동을 하더니 급기야 크롬북을 손으로 내리쳐서 닫아버렸다고 합니다. 그 손이 아이를 향했더라면 어땠을까요? 상상만 해도 아찔했습니다. 당장 조치가 필요했습니다.



담임 선생님, 교장, 교감 선생님 협력 지도


공손하게, 감정 빼고, 사실 위주로 쓰고 "이런 일이 우리 아이에게도, 같은 반 다른 아이들에게도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는 말을 덧붙였습니다. 특히 두 번째 이메일을 보낼 때는 남편도 함께 쓴다는 것을 강조하고, 남편 이메일 주소를 참조에 넣었습니다.


담임 선생님께서는 다음 날 아침 일찍 답장을 주셨습니다. 즉시 다른 선생님들, 교장, 교감 선생님과 제 이메일을 공유하여 해결책을 찾겠다고 하셨어요. 괴롭힌 학생은 선생님 바로 앞자리로 자리 옮기겠다고 하시면서요. 제 이메일이 아무래도 심상치 않게 느껴지셨던 것 같아요.


아침 조회시간에 이미 교장선생님까지 다 이 사실을 알고 계신 것 같았어요. 따돌림, 언어폭력, 신체폭력 안된다! 아침에 마이크 잡고 말씀하셨고, 그날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교장, 교감 선생님께서 중간 놀이 시간에 순회 감독할 테니 문제가 생기면 시큐리티 선생님들 또는 본인, 교감 선생님께 바로 도움을 요청하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하루 이틀 나오시고 말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매일 학기 끝날 때까지 순회하셨다고 합니다.


교장 선생님께서 그날 중간 놀이 시간에 큰 아이에게 직접 오셔서 같이 배구하자고 하시고, 종이비행기 날리는 거 보자 하시면서 칭찬해 주시고 사기를 북돋아주셨습니다. 미국 학교가 폭력에 대해서 "참지 않는다"라고 알고 있었는데 실제 이 상황을 보니 정말 그렇습니다.


문제를 일으켰던 아이는 그간 여러 건이 쌓였던 상황인 데다가 제가 이메일 보낸 그 다음날 체육시간에 친구와 주먹다짐을 하여 경찰이 와서 데려갔다고 해요. 그날은 학교에 오지 않았고 다음 날 왔는데 갑자기 너무너무너무 착해졌다고 합니다.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다고 해요. 경찰서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었는지 궁금합니다.


어찌 됐든 정말 제가 이메일에 쓴 것처럼 그 후로 같은 일은 벌어지지 않았고 아이는 별문제 없이 학교에 잘 다녔습니다. 특히 처음 학교 다니기 시작한 시점에 아이에 대해 면밀히 관찰하고 힘든 상황은 꼭 부모님과 상의할 수 있게 해 주세요. 영어 듣기 실력과 당당한 기세를 장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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