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그리고 귀국학생 서류
2024년 8월부터 2025년 6월까지 대장정의 끝이 보입니다. 저도 자원봉사 하면서 학교 속속들이 관찰하고, 행사에 참여하면서 일 년 동안 학교를 열심히 다닌 터라 꽤 힘들고 지쳐서 언제 끝나나 하루하루 세고 있었습니다.

5월 2주간 매주 수요일, 금요일 점심시간에 학년 별 'Fun Day' 행사를 열고 저는 팔찌 만들기 부스를 담당했어요. 고무줄 팔찌 만들기, 1학년 작은 손가락으로 고무줄을 끼워도 자꾸 빠져서 난감해하는 아이, 옆에서 도와주는 아이 등 그 모습이 하나같이 귀여웠어요.
마지막 날 직전까지 학교 행사가 계속 있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월요일에는 Field Day라고 밖에서 게임하고 노는 날이었고, 5학년은 마지막 날 일주일 전 목요일에 놀이동산으로 소풍을 갔어요. 1학년은 마지막 바로 전 날 동네 공원으로 소풍을 갔어요. 학부모들도 다 같이 모여서 행사를 도왔습니다.
우리나라는 보통 봄 소풍 또는 가을 소풍, 학기 중간에 가는데 여기는 학기 말, 그것도 아주 끝에 간다는 것도 신기해요. 예산이 남아서 쓰려고 그런 것도 아니에요. 왜냐하면 이미 2024년 8월 입학하자마자 놀이동산 소풍이 계획되어 있고, 입장료와 식비 포함해서 $80를 내라는 가정통신문을 주셨거든요.
놀이동산으로 소풍 간 날, 주차장이 스쿨버스로 가득 차 있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학기 말 소풍이 너무 당연해 보였어요. 미국 엄마한테 물어보니 "한 학년을 마쳤으니 축하여행을 가는 거지!" 하더라고요.
5학년까지 있는 미국 초등학교, 졸업식을 "Promotion Day"라고 불렀습니다. 승급시키는 날! 중학교로 옮겨가는 것이니까 그런가 봐요. 5학년 두 반 학생들이 입장해서 양쪽에 앉고, 각 반 대표 학생들이 단상에 올라와서 소감을 발표했어요. 졸업 파티 같은 분위기 속에 음악이 흘러나오고 교장, 교감 선생님도 너무나 자연스럽게 춤을 추셨습니다 ^^
교장선생님의 마지막 이메일에는 떠나는 교직원 소식도 담겨있었습니다. 학교 간호사, 미술 선생님, 유치원 선생님 한 분은 퇴임하시고, 5학년 담임 선생님, 4학년 담임 선생님, 학습 도움 코치 선생님, 출석 담당 직원이 학교를 떠나신다고 해요. 예산 부족으로 더 이상 학교에서 채용할 수 없어서 또는 개인 사정으로 작별 인사를 하시는 분도 계십니다.
마지막 날, 교장선생님을 복도에서 뵀습니다.
Thank you so much for your support!
Don't make me cry!!!
교장 선생님으로 처음 근무하신 한 해, 응원해 줘서 너무나 고마웠다고 하시며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열정적인 교장 선생님께 반해서 같이 근무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한국 교원자격증이 있고 SSN이 있으면 자격증 전환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신청한 결과 5년간 유효한 캘리포니아 임시 교사 자격증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미국 초등학교라는 새로운 세상, 등록부터 아이들 적응, 학교 생활 이모저모로 내내 긴장하고 걱정도 하는 나날을 보냈습니다. 아이들도 유일한 한국인 학생 두 명으로 지내면서 알게 모르게 힘든 점도 많았을 거예요. 지금은 쉬는 시간이 줄어들고 공부 열심히 하는 한국 학교에 다시 적응하느라 애쓰고 있습니다.
한국 학교에 재취학하는 건 어렵지 않았어요. 미국 가기 전 한국학교에서 받았던 안내 서류입니다.
교육부 홈페이지에서 "외국소재 학력인정학교" 목록에서 아이들이 다닌 미국 학교가 있는지 확인했어요. 파일에서 학교 이름을 찾을 수 있다면 재학증명서와 성적증명서만 받아가면 된다고 해요. 학교등록담당직원에게 여쭤보았더니 담당하는 일이라고 하셨고, 흔쾌히 발급해주셨습니다.
재학증명서와 성적증명서
한국에서 다니던 학교에 가서 출입국사실증명서와 주민등록등본을 함께 제출하였고, 서류 몇 가지를 작성했어요. 그리고 며칠 뒤 등교해도 된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오랜만에 학교 홈페이지를 들어가 보니 사진이 바뀌었네요. 미소 가득 교장, 교감선생님, 열정적인 선생님, 아이들 지켜주시는 경비 선생님, 저희 둘째와 친구들! 아이들은 여전히 맥킨리 학교 이야기를 자주 합니다. 매일 아침 교장 선생님과 불렀던 굿모닝 송도 같이 부르면서요.
여전히 많은 장면들이 생생하게 눈앞에 그려집니다. 학교를 자주 찾아왔던 붉은 꼬리매, 까마귀, 앵무새, 다람쥐도 기억 속에 가득합니다. 작별인사를 나누고 왔지만 언제나 함께 할 맥킨리입니다. 저희를 도와주셨던 모든 교직원분들, PTA 함께 했던 엄마들과 아이들 친구들에게도 깊은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에필로그
17화에 담은 미국 학교 이야기를 읽어주신 독자분들께 대단히 감사드립니다. 응원해 주신 덕분에 <미국에서 살아남기> 브런치 북을 완결할 수 있었습니다. 새로운 브런치북으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