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하추동으로, 1년에 4번 있었던 농활 중에-
가장 메인은, 역시 "여름"의 농활이었는데..
봄, 가을은 학기 중이기도 했거니와-
겨울에는 대단한 농사일도 없는 시기였던지라,
이 때는 주말을 이용해서 짧게! 농활을 다녀왔다면..
여름에는, 방학 기간 중에-
보통 열흘에서 보름 정도 다녀왔으니..
여름 농활에 대한 추억이 가장 많은 건,
너무나도 당연한 일. 이라고 하겠다.
그 중에서도, 3학년 때의 여름 농활이
가장 선명하게!! 기억에 남아 있는데..
학회장이었던 내가 거의 주도했던!!
농활이기도 했고.. 그럼에도,
사건 사고가 만발했기 때문!! 이기도 했다.
(생각해보니, 많은 사건 사고 때문에-
잊을 수 없는 청평사 MT를 같이 갔던,
후배들과.. 멤버가 거의 겹친다! ㅋ)
보통 농활을 가게 되면,
지역 농민들이 사시는 집의 빈 방을 빌려서-
거기에서 숙식을 해결했었는데..
그런 경우에는, 농활을 같이 간 멤버들이
여러 집으로 나뉘어서 생활을 할 수밖에 없었고..
그러다보면, 아무래도.. 얹혀 지내게 되는,
농민 분들의 눈치를 안 볼 수가 없었기에-
행동 하나하나까지, 모든 면에서 조심스러웠다.
그런데, 마침 그때는..
동네에 비어 있는 폐가가 하나 있다고-
거기를 치우고 지내도 좋다고 하시는 거다.
완전 독채에-
우리끼리 모여서, 다 함께 생활을 할 수 있으니-
너무나도 당연하게, 모두가 콜! 을 외쳤는데..
도착 첫날.
그 폐가를 청소하면서부터.. 흑흑~
우리의 농활은 사건 사고로 점철되고야 말았다;;;
오래 비어있던 폐가를 치우다보니,
쥐와 벌레들이 난무했던 것은 기본이었고..
죽은 고양이의 말라붙은 사체가 발견되기도 했으며,
찢어진 장판 밑으로는 구더기까지.. ㅠㅠ
거의 울면서, 그 모든 것들을..
치우면서 청소를 했던, 기억이 난다.
(여대에 다닌다는 것은, 이런 일들을 모두!
우리끼리 스스로 다 알아서 해야 한다는!!
엄청난 장점이자, 단점이 있다;;;ㅋ)
그렇게 꼬박 하루를, 모두가 달라붙어서-
간신히 폐가를 청소하고, 좀 살만해지고 나니..
그 다음에는, 모기떼의 습격이 시작되었는데!!
집 주변으로 무성해진 잡초와 쓰레기들까지,
모두 다 치울 수는 없었던 데다가-
우리에겐 모기장 같은, 방패(?!)도 전무했으니..
아무리 모기향을 피워대고, 연기를 피워봐도,
그 엄청난 습격!! 은 감당하기가 힘들었고..
그래서, 밤마다.. 우리는 모두가!
엄청나게 많은 헌혈(?!) 을 당해야만 했다;;;
아침에 일어나보면,
눈탱이가 밤탱이가 되어버린 후배를 비롯해서-
각자 어디에, 얼마나 물렸는지.. 살피게 됐는데..
그게 또, 뭐가 그리 재미 있었는지-
서로 놀리면서, 많이 웃기도 했던.. 기억이 난다. ㅋ
나의 경우에는,
이불을 칭칭- 감고 자는 습관 때문에..
주로, 이불 밖으로 빼꼼- 삐져나왔던 발이,
모기들의 집중 공격 대상이 되었는데!!
나중에 세어보니, 발 하나에 물린 자국이
무려 3-40개에 달했을 정도였고-
그로 인해, 발이 퉁퉁- 붓고, 너무 간지러워서..
걷기가 힘들었음은 물론이고,
발의 모양도 이상하게 끔찍해져서..
정말 인간의 발이 아니었다. ㅠㅠ
그 여름의 농활에서 우리는,
"수박밭" 에서 일을 했었는데..
흠이 나거나 깨져서, 내다 팔 수 없는-
수박들은 모두 우리의 간식이 되었기에..
정말 질리도록 많은 수박을 먹었고, 나중에는-
수박으로 축구까지 했던.. 그런 기억도 난다. ㅎㅎ
그리고, 농활 기간 중에-
우리 학과장 교수님이 응원 차, 방문하셨는데..
하필이면, 양손에 수박을 두통이나!!
또 사들고 오시는 바람에.. 우웩!
다들 얼마나 질렸는지.. 한동안 수박은,
쳐다보기도 싫다고 했을 정도였다. ㅋㅋ
마지막으로, 화장실도.. ㅠㅠ
흙과 나무로 만들어진 푸세식이었기에-
얼마나 낡고 위험해(?!) 보였는지,
화장실에 갈 때, 2인 1조는 기본이었고..
왠만하면 참고, 버티다 보니!!
모두가 지독한 변비에 시달렸는데..
나중에, 열흘의 농활이 끝나고-
안동대학교에서 정리 집회까지 모두 마친 후..
(보통은, 정리 집회까지 마치면 밤 늦은
시간이 되는지라, 안동대 강의실 안에서..
바닥에 스티로폼을 깔고, 1박을 한 후에-
다음날 아침, 서울로 출발하는 일정이었다.)
원래는 안동대에서 1박을 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따로 여관을 잡아서..
화장실에 대한 민생고를 해결하느라,
여관의 변기통이 거의 터져나갔다는..
웃픈 후일담도 있다. ㅋㅋㅋ
이제 와, 그때 그 시절을 회상하니..
힘들었던 일들까지 모두 다-
그저 재미있는 추억으로 가슴에 남아서,
그 시절의 우리가.. 한없이 그립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