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목소리>를 촬영했던 카메라의 비밀!

by 황마담


1991년에, 변영주 감독은..

다큐멘터리의 거장, 오가와 신스케 감독님을

지인의 소개로.. 만난 적이 있다고 했다.



사무실로 찾아갔다가, 같이 맥주를 마시며,

기록 영화와 한국의 독립 영화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고 하는데..


그 때 오가와 감독님은,

"무엇이 제일 힘드냐?" 고 물었고..


영주 언니는,

"역시 제작비죠!" 라고 답을 했다는데..


이에, 오가와 감독님은 크게 웃으시며-

자기들도 제작비 때문에 큰 어려움을 겪었고,


이런저런 방법으로 제작비를 모으다가,

필름을 살 돈이 정말 없을 때에는-

스탭들과 돌아가며, 피를 팔아 필름을 사면서..

촬영을 하기도 했다고.. 고백했다고 한다. ㅎㅎ


그리고는, 패기 있는 젊은 독립영화인이었던!!

영주 언니에게 용기를 북돋워주며..


“너희가 만약 필름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겠다면,
언제든지 기자재를 빌려주겠다.
나중에, 야마가타 영화제에서 꼭 다시 만나자!”


이렇게 약속을 하고 헤어졌다는데,

"다시 만나자" 는 약속은 지켜지지 못했고..


암으로 투병을 하던 오가와 감독님은,

이듬해인 1992년에, 돌아가시고 말았다.




세월이 흘러-

<낮은 목소리> 를 한국 최초의 극장 개봉용

필름 다큐멘터리 영화로 제작하기로 하면서..


제일 걱정이 되었던 것은 '기자재' 였는데..


장비를 대여해주는 곳은 몇 군데 있었지만,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촬영이었기에.. ”대여“로는,

도저히 감당이 안 되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이 때, 오가와 감독님의 약속을 떠올린

영주 언니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오가와 프러덕션에 연락을 취하게 되었는데..


빙고~!!


오가와 감독님이 돌아가신 후로,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아서 상태가 좋지는 않지만..


오가와 감독님의 생전 뜻대로-

우리가 원한다면, 작품이 완성될 때까지!

무료로!! 장비를 빌려주겠다!! 는 것이다.


그 길로, 한달음에 일본으로 날아간 영주 언니는

오가와 감독님이 쓰셨던-

카메라와 동시녹음용 녹음기를 가지고 돌아왔고..


바로 그 카메라와 녹음기로!!

<낮은 목소리> 촬영을 하게 되었으며..


그렇게 작업해서 완성된 <낮은 목소리> 는,

나중에.. 야마가타 국제 다큐멘터리 영화제에서

"오가와 신스케 상을 수상!" 까지 하게 되었으니..


오가와 신스케 감독님과는 실로-

엄청난 인연이자, 운명이라 할 수 있겠다! ^^




정말로 귀중한 골동품 같았던!!

이 오가와 감독님의 카메라는..

<낮은 목소리1> 에 이어 <낮은 목소리2>를

촬영할 때까지 내내- 우리와 동거동락했는데..


너무나 안타깝게도-

<낮은 목소리2>를 촬영하던 도중에,

그 수명을 완전히 다하고, 운명하시면서..


영화 박물관으로 보내졌다는-

그런 전설 같은 이야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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