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목소리> 촬영이 시작되다!

by 황마담


1994년 8월.

드디어 <낮은 목소리>의 촬영이 시작되었다!


얼마나 많은 것을 촬영하는가 보다는,

얼마나 진지하고 깊은, 진실된 화면을 잡아내는가-

이것이 우리에게 중요한 문제였기에..


이전까지는-

어떤 것을 촬영할지.. 어떤 방향을 원하시는지..

할머니들과 같이 토론을 하며 시간을 보냈는데,


그러는 동안, 할머니들과 우리는 차츰-

작품을 같이 만드는 스탭으로, 하나가 되었고!

마침내.. 첫 촬영이 시작된 것이었다.





그 해 여름은 정말 너무 더웠는데,

그 찌는 듯한 더위와 전쟁(?!) 을 치르면서..


우리는 한컷 한컷- 소중하게..

할머니들의 역사를 기록해 나가기 시작했다.


단지 식민지의 가난한 집안의 딸로 태어났다는-

그 이유 하나만으로, 인간의 존엄성을 박탈당하고..


자신의 육체와 인권을 유린 당했던,

할머니들의 그 지독하게 아픈 역사를..!!




그런데 촬영을 시작하고 나서,

바로 문제가 하나 발생하고 말았다.


그동안 다양한 매체에서,

무수히 많은 인터뷰를 당해왔던(?!)

할머니들은 카메라에 너무 익숙해 있었고..


공식적인(?!) 상황에서,

어떤 이야기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너무 잘 알고 계셨던 것이다;;;;


그것은 당연히-

힐머니들의 본 모습은 절대 아니었을지니..


할머니들 가슴 속의 진짜 진솔한 이야기를

꼭 담아내고 싶었던 영주 언니와 우리는..


정말 끈질기고! 집요하게!!

할머니들을 따라 다녔던 것 같다.





언젠가, 한 할머니로부터 나온 말씀이었다.


"증언한 것을 후회한다."


일본으로부터 반드시 사과와 배상을 받아내겠다고,

누구보다 열심히 나서서 싸우던 할머니셨는데..


2년이 넘도록 우리 정부는 무관심했고,

일본 정부는 어떠한 답변도 하지 않고 있었으며..


너무나도 힘들게 증언을 했건만,

돌아오는 것은 주위의 따가운(!!) 시선과..


시간이 지날수록,

처음의 관심과 주목은 점점 사라지고..


이렇게, 아무런 해결도 되지 않은 채로-

많은 사람들이 기억 속에서,

다시 잊혀지고 있다는.. 잊혀질지도 모른다는..


불안함과 두려움이,

할머니의 마음을 힘들게 했던 것이다. ㅠㅠ




처음으로 속내를 드러낸-

할머니의 말씀을 듣던 영주 언니는,

인터뷰를 하다말고, 왈칵! 눈물을 쏟았고..


그대로.. 그렇게..

우리의 촬영은 계속 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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