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작기를 여는 글.
1997년에 개봉한 영화 <넘버 3>는,
작가 출신인 송능한 감독님의 데뷔작으로..
온갖 배신과 권모술수가 난무하는,
현실적인 조폭 세계를 잘 그려내면서-
겉으로는 조폭 코미디 영화를 표방하지만..
그 속에는,
한국 사회에 내재된 속물 근성과 천민 자본주의,
그로 인해 형성된 시덥잖은 권위와 폭력과 갑질 등..
무겁다면 무거운 주제 의식을,
풍자와 비판의 대상으로 삼아-
모두를 3류로 묶어서 미친 듯이 까고 있는데..
그것이 역설적으로, 관객들에게-
엄청난 카타르시스를 안겨주는 작품이라 하겠다.
* 검사 같은 엘리트 깡패, 태주 (한석규 粉)
* 시인을 꿈꾸는 전직 호스테스, 현지 (이미연 粉)
* 깡패 같은 단무지 검사, 마동팔 (최민식 粉)
* 어리버리 불사파의 두목, 조필 (송강호 粉)
* 도강파 보스, 강도식 (안석환 粉)
* 도강파 넘버2, 재떨이 (박상면粉)
* 얼치기 삼류 시인, 랭보 (박광정 粉)
* 룸살롱 마담이자 보스의 아내, 지나 (방은희 粉)
이렇게 다양한 인물들이 뒤엉켜,
서로를 찌르며 배신을 일삼는데.....
영화 <넘버 3>는, 출연한 배우 중-
다수가 커리어에 일대 전환을 맞게 되는!!
역사적인 작품이기도 하지만..
스탭으로 참여했던 내게도,
정말 의미있는 소중한 작품이라 하겠는데..
처음 작업했던 상업 영화라는, 첫 경험에..
무엇보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진정 즐겁고 재밌게 작업했던 작품이자..
(내 30년 영화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현장 TOP 3 안에 들 정도로 좋았다 ^^)
결과적으로도, 당시의 흥행은 물론이고-
지금껏 사람들에게 기억되고, 사랑받는!!
환상적인 쾌감까지 알게 해준 작품이었기에..
무려 27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제작과 관련된 모든 일들이 생생하게!!
내 가슴 속에 남아 있다.
지금부터, 그 소중한 기억들을 하나씩-
꺼내서, 여기에 기록해두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