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버3 (1997) : 태주의 인생론>
현지 : 오빠, 나 사랑해?
태주 : 아니,
너 사랑이 뭔 줄 알아? 사랑이라는 거는,
누군가를 90프로 이상 믿는다는 거야.
까놓고 말해서 난 너 그만큼 못 믿어.
현지 : 그럼 몇 프로나 믿는데?
태주 : 51프로.
현지 : 겨우?
태주 : 50프로는 넘잖아. 너 내가,
어떤 새끼건 49프로 이상 믿을 거 같애?
안 믿어 어떤 새끼든.
현지 : 하긴, 오빠 다리 병신 되면,
난 틀림없이 고무신 바꿔신을 거야.
그러니까 제발 다치지 마.
태주 : 다치고 싶어서 다치는 놈 있냐?
너 백조 있지? 백조..
백조가 물위에선 폼나고 우아하게 떠 있지,
근데 물속은 어떤지 알아?
졸라리 헤엄치고 있어.
산다는 게 그런 거다. 장난 아냐, 임마.
지금까지 30년에 걸쳐,
영화 만드는 일을 해오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로, 단언컨대-
꼽을 수 있는 작품이 <넘버 3> 라고 하겠는데..
내 인생의 첫 상업 영화이기도 했거니와,
영화의 장르가 “코메디” 이다 보니,
촬영하는 동안에도 늘 너무 즐겁고 유쾌했고..
이 때 만나게 된,
너무 좋은 사람들과의 인연이 지금까지-
아주 오랫동안 소중하게 이어지기도 했으며..
또, 영화 속에 나오는 무수한 명대사와
명언들이.. 내 인생의 좌우명이 되기도 했다.
심지어, 영화 속에 나오는 욕들까지도!!
내가 아는 욕의 90 프로 이상은, <넘버 3>에서
배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니까! ㅋㅋㅋ
그래선지, 27년이라는-
오랜 세월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그 모든 기억들이 마치 어제 일처럼,
너무나도 선명한데..
다시, 이렇게 멋진 영화를 만날 수 있을까?
적어도,
그 시절의 순수한 열정으로 빛났던 나를
다시 만날 수 있었으면 정말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