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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버 3> : 조필의 헝그리 정신!

by 황마담


이 날의 촬영도, 너무 선명하게 기억이 난다.

남양주 종합촬영소 안의 작은 세트장이었는데..


당시에는 촬영소 자체가 아직 미완의 상태로,

한창 공사 중이었기에..


다소 황량하고 어수선한 상태에서

촬영이 진행될 수밖에 없었고..


온통 흙 밭에, 폴폴- 날리는 흙먼지를 마시며..

식사도 공사 현장의 인부 분들과 같이,

함바집에서 했더랬다.


(함바집 앞에는 토종닭들이 돌아다녔고,
그 닭들을 잡아서 바로 요리도 해주셨는데..

함바집 아줌마의 손맛이 얼마나 꿀맛이었는지
나는 아직도 그 맛을 잊을 수가 없다!!)





지금 생각해봐도-

공사 중인 촬영소 안에 지어진,

작고 초라한 여관방 세트라니..


완전!! 너무도 불사파스럽지 않은가!! ♥.♥





게다가 이 장면의 촬영은,

아주 밤늦게 진행이 되었는데..


이상하게 세팅하는 시간이 늘어져서,

아시바 위에 올라가 있던 조명팀 막내가 꾸벅꾸벅-

피곤에 쩔어, 졸고 있던 모습도 생각나고..


현장의 모든 풍경이 마치 슬로우 모션처럼..

그렇게 더디게 흘러갔던 기억도 난다.





드디어 슛!


마스터 샷으로, 송강호 오빠가

조필의 대사를 치기 시작하는데!!!


분명히 대본에 있던 대사였고,

여러 번에 걸친 리딩까지 지켜봤음에도..


현장에서 강호 오빠의 애드립이 맛깔나게 더해진,

조필의 대사는 정말 미치도록 재밌었고..


빵- 터지려는 웃음을 참느라..

입을 틀어막고, 허벅지를 꼬집으며,

정말 이를 악 물고 버텼더랬다.


(절대 NG를 내서는 안된다는 일념으로,
모두가 참고 버텼던 것 같다. ㅋ)


그 시간이 얼마나 길게 느껴졌던지;;;;


드디어, 컷! 오케이!!

감독님의 사인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으하하하하~

동시에 스탭들의 웃음이 터져 나왔고..


한참을 그렇게,

모두가 미친 듯이 웃었던 기억도 난다.


아시바 위에 있었던 조명팀 막내는 나중에,

졸음이 아니라, 강호 오빠 때문에 웃겨서-

떨어질 뻔 했다고도 말했다. ㅋㅋㅋ


돌아보면,

내 영화 인생 전체를 통 털어 가장 유쾌했던!!!

촬영장의 추억이라 할 수 있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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