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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우주 Jun 28. 2024

조각배


이백칠십 이백칠십 하며 달리는 남자가 있었다

초록색 손수건을 머리에 두르고 이백칠십 이백칠십 하며

잔걸음으로 달리는 남자였다


똑바로 보는 것이 어쩐지 불경스러워

멀리서 그의 초록색 손수건이 하늘 향해 얕게 얕게 오르는 것을 보다가

마주칠 즈음 그의 운동화만 흘깃 보았다

바닥 기운 조각배가 낡은 발로 땅 딛고 있었다


아직 걸린 하늘

이백칠십 이백칠십 하며 하루를 시작하는 남자의 이야기가 궁금해

내일 또 만날 수 있을까 기다리기로 해놓고는

커피를 마시고 일을 하고 밥을 먹다가 잊어버렸다 이백칠십 낡은 조각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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