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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채 Nov 26. 2024

뭘 잘하는지 몰라서 더 재밌게 살고 있습니다

인생은 초콜릿상자와 같아

나는 뭘 잘하는 사람일까?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을 때, 막연하게 떠오르는 몇 가지가 있지만 최고로 잘한다고 '확신'을 하기가 참 어렵다. 어딜 가나 나보다 잘하는 사람도 있고 요즘 AI가 사람보다 더 뛰어난 부분도 많고.



그렇다고 '난 다 못하니까 인생 포기해야지'라는 자포자기의 심정인 건 아니다. 오히려 뭘 잘하는지 잘 모르겠어서 더 열심히 살아보고 있는 요즘이 참 마음에 드니까.



어릴 때부터 자주 듣던 비아냥이 내 속의 검열관으로 자리 잡아, '어차피 제대로 잘하는 것도 없잖아'라며 쉽게 포기하라고 핀잔을 줄 때가 있다. 그런 소리를 들으면 마음속에서 불안이 피어오르고 나 자신에게 실망하게 될 때도 있다.



하지만 이제는 분명히 알고 있다. 검열관의 목소리가 진정한 내 자아의 목소리가 아니라는 것을.




The Chocolate Girl_Jean-Etienne Liotard (Swiss, 1702-1789)




요즘의 나는 계속해서 여러 가지를 시도해 본다. 노션, 웹소설, 인스타그램, 요가, 러닝, 영어 원서, AI, 네이버 블로그, 브런치 스토리 등 다양한 형태로 나의 즐거움을 담아낸다. 이렇게 여러 가지를 시도하면서 나는 내 인생의 초콜릿 박스 속 초콜릿을 달콤하게 느끼고 있다.



누군가에겐 내가 여전히 방황하는 사람으로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게 중요한 건 내가 무언가를 잘하고 싶어 하고, 그 과정을 즐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사실 자체다.



여전히 100살도 살아보지 못한 인생에서, 나를 알아가는 여정은 끝이 없기에 도전할 수 있다는 사실 그 자체가 내겐 큰 의미가 있다.



내가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해 불안할 때도 있지만, 그 불안 속에서도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경험을 쌓아가는 것이 나를 더욱 성장하게 만든다고 믿는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계속해서 노력하고, 즐기고, 때론 실망도 하며 그렇게 살아간다.




Woman Holding a Gift Box (ca. 1895)_Henri Boutet (French, 1851-1919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른다고 해서 가치 없는 존재가 되는 것은 아니다. 내가 무언가를 잘하고 싶어서 노력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삶을 자포자기하지만 않으면 된다. 언젠가 꾸준한 노력 속에서 자신만의 꽃을 피워낼 수 있을 테니까.



"인생은 초콜릿 박스와 같다. 당신은 결코 무엇을 얻을지 모른다." 이 말처럼, 인생의 다양한 경험 속에서 나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이야말로 진정한 삶의 즐거움이 아닐까.



내가 어떤 초콜릿을 선택하든, 그 선택이 나를 더욱 성장하게 만들 것을 믿고 나아가는 오늘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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