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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발이 되어도 글을 쓰고 싶다

브런치와 함께 이루고 싶은 작가의 꿈 2

by 윤채
내가 정말 오래도록 글을 쓸 수 있을까?



최근 들어 어깨 통증이 심해졌다. 잠깐은 괜찮지만 오래 앉아 있으면 곧바로 통증이 몰려왔다.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은 여전했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으니 원고를 붙잡는 일이 점점 힘들어졌다.



머릿속에는 여전히 이야기가 맴도는데 손끝은 멈춰 있었다. 글을 쓰지 못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두려움도 커졌다.



그럼에도 나는 완전히 글쓰기를 멈추고 싶지 않았다. 긴 원고를 쓰지 못하는 날에는 스레드나 인스타그램에 몇 줄의 글을 남겼다. 짧은 단상이었지만, 그 기록들이 쌓이며 '나는 여전히 쓰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스스로에게 확인시켜 주었다.



다시 긴 호흡으로 글을 이어갈 수 있었던 곳은 당연히 브런치였다. 브런치는 내가 얼마나 길게 얼마나 잘 쓰는가 보다 꾸준히 쓰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존중해 주는 공간이었다.



ChatGPT Image 2025년 8월 30일 오후 05_00_47.png Copyright 2025. 윤채. All rights reserved



돌아보면, 작가의 꿈을 이어가는 데 가장 필요한 건 성과나 속도가 아니었다. 바로 지속 가능한 글쓰기였다. 건강을 해치면서까지 원고를 완성하는 일보다 오래도록 즐겁게 쓰는 사람이 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나는 언젠가 할머니가 되어서도 브런치에 앉아 하루의 이야기를 남기고 싶다. 손끝이 느려지고 글자 수가 줄어들어도 괜찮다. 중요한 건 글을 쓰는 마음을 잃지 않는 것이다.



이 글을 읽는 누군가도 같은 바람을 품으면 좋겠다. 젊을 때의 성취도 소중하지만 나이가 들어서도 함께 글을 쓰고 나눌 수 있다는 건 정말 낭만적인 일일 것이다. 글이 내 삶을 지탱해 준 것처럼 다른 이들의 삶 또한 오랫동안 지켜주기를 바란다.



건강하게 오래 글을 쓰는 할머니. 그것이 내가 브런치와 함께 이루고 싶은 작가의 꿈 중 하나다. 그리고 언젠가 이곳에서 나이 든 나의 글을 읽으며, 누군가도 "나도 오래 쓰고 싶다"는 꿈을 품는다면 그것만으로 내 하루는 감사와 행복으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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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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