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와 함께 이룬 작가의 꿈
글을 쓸 때마다 또 미움받고, 공격받으면 어쩌지?
실체 없는 두려움이 찾아올 때면 나는 어김없이 브런치를 열었다. 그리고 짧게라도 에세이를 남겼다. 타인에 의해 행복해야 할 글쓰기가 전쟁처럼 느껴질 때면, 브런치는 숨을 고르는 안식처가 되어 주었다.
그때를 돌아보면, 브런치에 글을 올리면서 큰 기대도 목표도 없었다. 다만 어떤 형태로든 글을 계속 쓰고 싶었다. 누군가에 의해 글쓰기를 멈추고 싶지 않았고, 포기하지 않고 싶었다. 그래서 하루의 감정을 솔직히 적거나, 글쓰기에 관한 단상을 남기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신기하게도, 그렇게 쌓인 작은 기록들은 나를 다시 움직이게 만들었다. 글을 쓴다는 행위 자체가 목적이 되고, 그 과정에서 나는 조금씩 다시 '꾸준히 쓰는 사람'이 되어 갔다.
꾸준히 쓴다는 건 생각보다 더 큰 힘을 가진다. 대단한 작품을 완성하지 않아도 글이 쌓이는 과정에서 스스로가 변한다. 어제의 불안을 기록으로 붙잡으면 오늘의 나는 조금 더 단단해지고 오늘의 기쁨을 한 줄 남기면 내일의 나는 그 기쁨을 다시 떠올릴 수 있다. 브런치에서의 글쓰기는 내게 그런 꾸준함을 선물했다.
두려움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나는 꾸준히 쓰는 작가로 살고 있다. 브런치에 남긴 작은 글들은 언제나 나를 향해 "그래도 괜찮다, 계속 쓰자"라고 말해주었다.
글을 쓰면 언젠가 또 누군가에게 상처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두려움 때문에 멈추지 않는 것이야말로 나를 지키는 길이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안다.
돌아보면, 브런치와 함께 이룬 나의 작가의 꿈은 거창하지 않다. 바로, 어떤 글이든 꾸준히 집필하는 사람이 되었다는 것이다. 올해 나는 다섯 권의 전자책을 냈고, 브런치 글쓰기 분야 스토리 크리에이터로 선정되었다. 작년보다 훨씬 많은 글을 집필했고, 꾸준함이 내 삶을 바꾸고 있음을 실감했다.
예전의 나는 쓰다 무너졌고, 상처 때문에 오래 멈췄다. 그러나 지금의 나는 미움받더라도 글을 멈추지 않는다. 매일 조금씩 쓴다는 사실만으로도 나는 작가로 살아가고 있다. 앞으로도 나는 브런치에 글을 남길 것이다. 누군가의 시선에 휘둘리지 않고, 내 삶과 목소리를 기록하기 위해.
멈추지 않고 쓰는 꾸준함. 이는 이미(?) 이루었지만, 앞으로도 브런치와 함께 꾸준히 지켜가고 싶은 가장 큰 꿈 중 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