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단상
그레이로 가는 중입니다
임현숙
"엄마~ 염색 좀 해. 완전 할머니야!"
나 할머니 맞는데!
여섯 살백이 손녀 있잖아?
"염색하시면 훨씬 젊어 보이실 텐데요."
지인의 말,
지당한 말입니다.
친정어머니를 닮아서인지 흰머리가 생각보다 일찍 찾아왔어요.
한 달에 한 번 뿌리 염색하다가 이젠 이십 일이면 색칠해야 합니다.
눈 감았다 뜨면 한 달이 훅 지나가 버리는데
번거롭기도 하고 눈도 더 안 좋아지는 것 같아서
물들이기를 놓아버렸습니다.
어제는 손녀딸을 데리러 갔다가 선생님을 마주쳤어요.
서양 선생님이 저를 보더니
'Your hair is a nice color~'라고 하더군요.
오˙˙˙
그 말의 진의가 무엇이든지 간에
용기를 얻었어요.
할머니면 어때요.
나이와 다정히 좀 더 멋있어질 그레이로 가는 중입니다.
-림(2024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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